트릭 운운하기 전에 원초적인 전술로 접근했으면 어떨까 싶다. 나름 유럽파라는 손흥민에 기성용이 있다보니 우아한 축구를 하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그건 한국축구가 아니다. 객관적으로 최하위 팀이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미친놈처럼 물어 뜯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아한 축구를 하려던 상대가 기겁을 하고 겁을 먹고 움츠러 들고, 그러다 한방 쳐 맞으면 그 때부터 이변이 터지는 거다. 마치 독일을 상대로 멕시코가 그랬던 것처럼...혹은 그 옛날 94년 월드컵에서 강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그 때의 한국처럼...
경험이 많은 선수들은 너무 선비처럼 공을 찼고,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너무 쫄아 있었다. 들이 받아야 할 지점에서 고참들은 우아하게 공을 돌렸고, 신참선수들은 당황해하며 실수를 연발했다. 그런 경기는 종료가 가까워지자 살아나기 시작했는데, 스웨덴도 실수를 하고 체력 떨어지니까 별거 없다는걸 후반 들어서야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후반 몇분이 아쉬운 경기들이 다 그렇다. 진작에 그렇게 물어 뜯었으면 되는걸, 경기 시간 내내 쫄아 있다가, 막판 다 되어서야 모든 걸 내 던지고 부딪혀서, '아, 상대도 별거 없구나. 이길 수 있었구나.'하고 후회만 남게 되는 것이다.
초반부터 김신욱이 아니라 이승우를 넣었어야 한다. 물론 김신욱도 나쁜 카드는 아니다. 공이 제대로 올라온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이용이 크로스를 잘 올린다고 하던데, 내가 볼 땐 영 아니다 .제대로 올라가는 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 반대편도 마찬가지고... 후반 이승우가 교체되어서는 매우 잘했다. 저돌적이고 과감했다. 그 슈팅 하나로 분위기가 넘어와서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다른 초짜들에 비해 이승우는 겁이 없었고,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 이승우를 좀 더 일찍 투입했으면, 그랬으면 전반에 유효슈팅 0 이라는 숫자가 1만 되었어도 분위기는 완전 다르지 않았을까.
손흥민도 아쉽다. 과감하게 슛을 해야 할 장면에서 패스를 했다. 아마 전 경기에서 패스 타이밍에 슛하다 말아먹은게 자신감을 깎아 먹는 거 같다. 유독 국대 경기에서 별로인 손흥민이다. 물론 다른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니 그렇겠지만...
수비들이 제일 엉망이었다. 너무 쫄았다. 막판에 울것 같은 표정의 김민우 일병.... 내가 볼 때는 감독의 패착이다. 아무리 예상못한 부상으로 선수를 교체한다고 해도 그렇지, 국방부 선수를 월드컵에....? 그 결과는 실수 연발에 결정적 반칙으로 인한 PK헌납이었다.
희망은 있다. 한 경기 거하게 말아 먹음으로써 이제 선수들은 부담감보다는 해방감을 느낄 것 같다. 첫 경기가 항상 마수걸이인데, 이미 지기도 했거니와, 막판의 공세에서 자신감도 조금 얻었을 것이다.
신태용이 생각이 있는 감독이라면 다음 경기 선발은 이승우를 써야 한다. 개인기가 좋은 멕시코 상대로 더 현란한 개인기로 슛을 초반부터 날려야 한다. 그 장단에 손흥민도 가세하면 멕시코를 못 이길 것도 없다.
다음 전술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제발 내 조언대로 되었으면 좋겠다. 이래뵈도 FM에서는 명장소리 듣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