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순수하게 즐길 것들이 사라진다. 어려서는, 뭔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면, 정말 세상은 아직도 내가 모르는 미지의 신비로 가득한 것 같고, 감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초인과도 같은 인물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그런 신비감은 점점 사라져서는, 결국 그 어떤 신비도 남지 않게 되는 시점이 온다. 마치 마술을 보더라도 그게 전부 속임수와 기술이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신비함이 사라진다고나 할까.
뭔가 방송을 봐도 순수하게 즐길 수가 없다. 진기한 장면이 나오면, 어려서는 그냥 ‘와~ 대단하다~’ 하고 끝이 날 텐데, 나이를 먹고 나니 ‘저거 찍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다큐멘터리 같은 걸 볼 때도 장면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저 장면 찍느라고 섭외하느라 고생 좀 했겠네’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버리는 거다.
그 외에도 나이를 먹으니 세상에 대한 신비, 그 중에서도 인간에 대한 경외심이 조금씩 사라진다. 어려서는 정말 저 사람은 나와는 차원이 다른 신비한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나이를 먹고 나니, 저 사람도 결국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경험이 늘어난달까.
그렇게 대단하고 위대해 보이던 사람도 결국은 다 거기서 거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특히 그런 건 뉴스를 볼 때 더한데, 고위직 공무원이나 무슨 대단히 전문적인 직함을 들이미는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다 걸리는 걸 보면, 저런 작자들이 졸업장이나 시험 합격 하나 가지고 남들에게 엄청난 폐를 끼치고 인생을 날로 먹으며 살아왔구나 싶어서 화가 나기도 한다.
또한 마치 남들은 모르는 자기만의 비법을 간직한 것 같이 나대는 사람들을 볼 때도, 이제는 정말 뭔가 대단한 비법이 있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그저 얄팍한 속임수로 사람들을 속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종교에 있어서...)
예전에 그렇게 재밌고 흥미롭던 것들이 지금은 그렇지 못한 걸 보면 나도 나이를 먹을 대로 먹었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