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과 확률에 대해

dakfn(63)
Published in
#kr
Words
425
Reading
2 min
9y
Listen to this post
~3 min

poker-3024531_960_720.jpg

사실 수익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승리가 100% 확정적이지 않은 이상 모든 시도는 도박이 될 수 밖에 없다. 딱히 자본의 투입이 없는 경우라 해도 시간과 노동이 소비되는 한 수익이 나지 않으면 기회비용이 상실되므로 그 역시 그렇다.

때문에 사람들은 매 순간 확률에 따라 복잡한 행동계획을 수립하지만, 결국 궁극적으로 도박이란 따느냐 잃느냐의 단 두가지 결과만을 도출하게 된다.

그런데, 도박의 종류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베팅을 하고 바로 결과가 나와 돌이킬 수 없는 것과, 매 순간 오르고 내리며 팔지 않는 한 결과가 확정되지 않는 것, 이 두가지로 나뉜다.

카지노는 대표적인 단기도박이다. 걸고, 결과가 나오면 따거나 잃는다. 반면 주식이나 코인 같은 것은 장기도박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반 영구적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혹자의 말마따나, 팔지만 않으면 수익도 손해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매도는 타이밍이라고들 한다.)

문제는, 장기도박을 단기적으로 파악할 때 일어난다. 챠트를 그리며 오르내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이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매 순간 오르고 내린다. 하루 전체로 놓고 보면 그저 어제에 비해 조금 오르거나 조금 내린 경우라 해도 그 하루 사이에는 하한과 상한을 오가며 복잡한 롤러코스터를 그리기도 한다.

멘탈이 약한 사람은 그래서 장기도박을 하면 안 된다. 오르는 걸 보면 더 오를까봐 참지 못해 들어갔다가 조금만 내리면 떨어지는게 아닌가 싶어서 내리면 사야지 하면서 홀랑 판다. 하지만 그래프는 그의 예상과는 반대로 움직인다. 올라서 사면 내리고, 내려서 팔면 오르는 패턴이 연속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게 몇번 사고 팔면서 털리면 계좌는 깡통이 된다.

이런 장기도박을 단기도박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기간을 정해두고 신경을 끄는 것이다. 가령, 올해 6월 비트코인 최고점에서 코인을 산 사람이라면, '올해 말까지는 쳐다도 안 보고 팔지 않겠다'고 방침을 정하면 된다. 그랬다면 8월 하락기에 몽땅 손절하고 손해를 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매 순간 그 조그만 등락의 시세차이를 뽑아먹겠다는 사람은 점점 승리 확률을 낮추면서 스스로 함정으로 걸어들어가는 사람과도 같다. 1년 뒤에 1000% 수익을 목표로 한다면 오늘 내일 30% 오르고 내리는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1년이라는, 365일이라는, 8760시간이라는 기간 중에서 겨우 1시간 동안 오르고 내리는 등락폭을 견디지 못해서 사고 파는 짓을 하는 것이다.

개미가 수익을 내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장기 투자를 단기투자로 바꾸는 것이다. 지금 사서,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이 지난 후에 수익이냐 손해냐만 따지면 된다. 그 방법을 통해 매 순간 끊임없이 오르고 내리는 롤러코스터를 단순한 주사위 던지기의 50:50 확률로 만들 수 있다.

가령, 지금 스팀을 사는 사람들은 어제 오늘의 등락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내년에 SMT가 런칭했을 때, 혹은 1년 뒤 스팀 사용자는 최소 2배 이상 불어났을 때, 혹은 3년 뒤 스팀의 사용자가 수백만 혹은 수천만명이 됐을 때 패를 열어보면 그만이다. 그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계속 사고 파는 행위는 확률을 점점 낮추는 확정적인 실수일 뿐이다.

기간을 정하라. 그리고 그 기간동안 쳐다도 보지 말아라. 정한 기간이 오면 그 때 패를 뒤집어 보라. 그것이 온갖 기법과 세력이 난무하는 무제한 격투장에서 연약한 개미가 승리 확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도박과 확률에 대해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