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어린이회관, 여긴 아이에겐 천국과도 같은 곳입니다. 어린이용 기차를 타는데 한 번에 백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볼 수 있는 탈것들을 타는데도 한 번에 백원이라 행사가 열리지 않는 주말에도 한 번씩 찾곤합니다.
얼마 전, 여기에서 '카부츠'가 열린다고 해서 겸사겸사 들렀습니다. 대구 YWCA가 주최하는 행사인데 선착순 150가족을 받아서 차 트렁크에 물건을 진열해서 판매하는 컨셉의 벼룩시장, 중고장터였습니다.
입구에 자리잡은 가족은 가게를 멋지게 꾸며놨습니다. 아무래도 초입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은 드물 것 같은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디언 텐트, 인디언 분장한 아이, 각종 장식으로 입장객들의 눈길을 끄는군요,
회관 건물 내부는 많이 낡았습니다. 작동이 안되는 것도 좀 있지만 아이가 즐기기엔 충분합니다. 불이 번쩍거리는 발판을 마구 밟거나 구멍에 넣은 동전이 나선형으로 굴러떨어지는 걸 보는걸로도 얼굴에는 미소로 가득합니다.
입장하면서 받은 풍선을 들고 우선 기차를 신나게 탑니다. 아이 혼자 태우면 실컷타고 천원, 아이가 가끔 아내나 제 손을 붙잡고 같이 타자고 조르게 되면 신나게 타고서 2천원이면 충분합니다.
여성단체이니만큼 여성의 취업을 격려하는 메세지를 쓰면 무릎담요를 주는 부스도 있었는데 사진에는 보이질 않네요. 바람개비 만들기 체험이나 천원짜리 와플판매코너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항상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의 사진은 없기 마련입니다. 사진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아이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가게입니다. 알록달록한 자동차들이 개당 오백원씩. 장사가 잘 되는 가게들은 자세히 보면 도매상에서 떼온 듯한 물건을 함께 팔고 있던데, 그런 가게를 제외하면 순수한 개인매물만 판매하는 가게 중에서는 가장 볼꺼리도 많았습니다. 정가로 저만큼 사모으면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갔을까 상상하는 재미도 있고.
여기서도 제법 쇼핑을 했습니다. 머리핀이 개당 1천원. 개인이 수제로 만들었다는데 생각보다 품질이 좋아보여서 서너개 장만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옆 가게에서 파는 중고 동화책까지. 다시 생각해보니 이 날은 아이만 신나게 쇼핑한 날이었네요. 뭘 많이 산 것 같은데 돈은 오천원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공연팀의 간단한 공연과 바디페인팅까지. 반나절간의 쇼핑과 눈요기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아이는 차에 앉자마자 잠이 듭니다. 차에 시동을 걸며 하루의 절반을 꼬박 설치면서 뛰어다니고 구경하던 아이의 모습이 생각나 피식 웃으며 집으로 향합니다.
0.Prologue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에 위치한 인구가 20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