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단어에서 당신이 생각났고, 주위 모든 이야기에서 우리를 떠올렸다.
기다림에 익숙해지고, 쓰린 마음을 부여잡는 일에 이골이 날 때쯤 우리는 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사랑하는 얼굴을 보고싶은 마음에 애써 태연한 척 우리의 마지막 만남을 부탁했다.
그만하자는 말을 채 받아들이기도 전에 울음부터 터졌던 내가 당신을 잡지 못했음은, 우리 이별의 이유를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나는 언제나 당신에게 마지막이었고, 당신은 늘 나에게 미안하다 말하곤 했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당신을 끝내 먼저 놓지 못하던 나는 우리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그 시간에도 몇 번이나 울어야했고,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키며 몇 번이고 다시 화장해야했다.
마음 약해지면 안 된다. 매달리지 말자. 마지막으로 눈에만 담고 오자. 수백번도 더 되내이며 마주한 당신의 얼굴은 걱정과는 달리 나를 더 단단해지게 했다.
당신에겐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었다. 매일 밤 눈물로 마음속의 그대를 원망하며 그리워하던 나와는 달리 당신은 참, 아무렇지도 않았다. 알고있었으나 받아들이기 힘들던 그 사실을 눈으로 마주하고나니, 나는 이제 당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지독했던 짝사랑이 끝난 기분이다.
그래도 고마웠어요. 모든 걸 내려놓을만큼 좋아한 사람이 나를 안아주는 기적을 경험하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