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하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오는 연락에 답을 하기조차 벅차다. 이런 마음은 꽤나 오래됐다. 이 낡은 마음 덕분에 통장 잔고는 바닥을 보여가고, 꾸역꾸역 돈벌이가 될 만한 일들을 다시 찾아 나서는 것에 매일 환멸을 느낀다.
그동안 쌓아올린 것들이 천천히 무너져내리는 것을 보며 마음 또한 무너져내리고, 그 마음은 다시 일상을 무기력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왜 이렇게 비참하게, 왜 이렇게 힘들게, 왜.
우는 듯, 신음하는 듯, 체념하는 듯, 다짐하는 듯 억지로 내뱉는다.
“남들도 다 이렇게 살아.”
남들이 다 그렇게 산다고 해서 너 또한 그렇게 살 이유는 없다는 말을, 우습게도 나는 정말 많이 했었다. 힘들때마다 억지로 뱉는 그 말이, 고작 또다른 자기 혐오를 불러 올 말들 뿐이라는 게 얼마나 우스운가.
그러나 늘, 그럴듯한 모습을 하고 그럴듯한 말들을 하며 그럴듯한 일들을 찾아나선다. 한심한 패배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