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에게 없고, 박근혜에게 있던 것은 무엇일까?

cyranodcd(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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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_모습.jpg

2018년 3월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하였다.

오래 전부터 그의 어둠을 추적하던 이들에게, MB가 검찰 포토라인에 선 순간은 첫 승리의 '인증샷'이었다. 비록 이 첫 번째 소환이 실제 구속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그러기에 '첫 승리'라고 표현하였다.), 오랫동안 수많은 위협에 굴하지 않고 그의 어둠을 쫓아온 이들에게는 적어도 '힐링'과 성취감 정도는 주지 않았을까?

문득 1년 전이 떠올랐다.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다. 박근혜는 청와대에서 쫓겨나 삼성동 자택에 머물고 있었다. 그곳을 찾아온 것은 아직 박근혜를 대통령으로서, 혹은 '여왕 각하님'으로서 지지하던 사람들이었다. 3월 10일, 그들에게는 패배 선고와 같았던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를 듣고도 자신들의 대통령은 영원히 박근혜라고 맹세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박근혜가 검찰에 출석하는 날에는 그가 떠나는 길목에 있었고, 검찰과 법원 앞에 있었으며, 구속되어 떠나게 된 구치소에도 있었다. 19대 대선때는 선거 운동 명목으로 구치소를 찾아와 큰절을 올리고 흐느껴 울던 사람들이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박근혜는 죄가 없으니 석방되어야 한다며 태극기 집회를 여는 사람들이다. 박근혜는 혼자가 아니었다. 아직도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MB는 혼자다. 당시 여당 계열이라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치보복이라는 말만 하고 있다. MB는 죄가 없다고 간절히 외치는 이들은 보지 못했다. MB는 이 점에서 박근혜와 차이가 생긴다. 박근혜에게는 있었고 MB에게는 없었던 것이 바로 그것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자신이라는 존재를 숭배하게 만드는, 종교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힘. 아직도 박근혜를 지지하는 많은 이들에게, 박근혜는 '좋았던 시대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2012년 대선 때, 그들은 박근혜를 찍으면서 그 시대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그가 탄핵으로 무너지자 눈물을 흘렸고, 그 광경을 부정했으며, 붕괴 후의 잔해들을 주워담으려 필사적이었던 것이다.

김어준은 이렇게 말했다. MB가 나를 부자로 만들어줄 수 있는데, 거짓말 좀 하는게 뭐 큰 대수인가. 사람들은 그렇게, MB가 아니라 자신들의 욕망에 표를 던졌다고. 김어준의 말에 따르면 MB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던 욕망을 채워줄 그릇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 그릇이 몰락하는 순간,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분노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욕망에 배신당한 사람들도 있었고, 욕망을 부끄러워하며 버린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를 동정해준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실제 MB의 어둠을 밝히는데에는 그의 측근격 인사들이 그를 버린 것도 한몫 했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