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선물/노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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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선물
“이게 뭐야
방이 하나뿐이네
내방은... “
저는 오늘
반지하 12평 신세로 전락한
우리 네 가족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겨우 자리를 잡아가든 남편의 사업이
그렇게 말렸던
고향 친구의 빚보증 앞에
처참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나.. 당신 절대 죽을 때까지
용서하지 않을 거야 “
“미안해 우리 이혼하자 “라며
내민 서류를 남편에게 집어던지며
“뭐 잘했다고 이혼 먼저 얘기해
수습부터 해야 하는 게 먼저 아냐... “
걷다가도 눈물이 나는 우리 부부는
그렇게 밤낮없이
전쟁 같은 날들을 보내야 했고
일상 속에서의 많은 것들을 포기해가며
하루 또 하루를 비워가야만 했습니다
첫새벽부터 출근을 하는 남편
빚을 갚기 위해 예전 거래처인 그곳에
봉급에서 빚으로
절반을 때기로 하고 취직을 했습니다
나이도 많아 받아줄 것도 없고
빚도 갚아야 하기에
선택한 직장이었습니다
남편을 출근시킨 뒤
저도 출근을 준비해야만 합니다
시장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딸도 대학 입학을 한해 연기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입학 등록금을 준비하고 있고요
“나 오늘부터 늦을 거야...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란
허공에 던지듯 말 한마디 내뱉고는
시린 등만 보여주는 남편
우린 이 집에 이사를 온후
마주 보고 잔날이
기억을 더듬어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는 밤새
몸살이 나 고열에 힘들어하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머리맡에 약봉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줄줄이 붙어있는 약봉지 일곱개
봉투 한 장마다 써 여진 글자
미 ! 안 ! 해 ! 아 ! 프 ! 지 ! 마
새벽에 들어와
잠든 남편의 얼굴에
세월의 고단한 흔적이 남아
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렇고 그런 시간이 가고
가을이 돌아 오든 날
친정엄마 생신에 혼자 가기 위해
남편한테는
이야기 조차 꺼내지 않은 채
준비를 하려고
화장대에 앉았습니다
그때
화장대 위에 놓여 있는 봉투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안에는
오만 원짜리가
열 장이나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손글씨로 적힌 한 장의 편지
[당신 ! 미안하고 고맙소
부족하지만
이 돈으로 어머니와 같이
가까운 온천이라도 다녀오길 바라오
못난 남편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두볼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죽기 전에 우리 딸이랑
여행 한번 다녀오는 게
이 어미 마지막 소원이란다.. “
그렇게 돌아오는 엄마 칠순엔
가자던 약속은 물거품이 되었고
그날을 위해 적금을 들었던 돈도
빚 갚는데 충당되어야만 했습니다
터놓고 얘기할 수 없어
힘든 저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열어보인
남편은
그동안 밤을 새우며
대리운전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고단한 짐을 기꺼이 지고 갈 내 남편
불행은 내가 떠나기 전까지
먼저 떠나지 않는다는 말을
떠올리며
오늘
저는 남편에게
사랑이 담긴 선물을 하려 합니다
“용서.... “를요
출처/노자규의 골목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