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한통/노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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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한통
온정이 넘쳐흐르는 동네 작은 마트엔
저녁밥상에 오를
행복을 담으러 오신 분들로 가득합니다
"엄마.. 이것 사줘.. "
"여보.. 술안주로 이거 딱인데,,, 후후 "
가족들의 웃음과 사랑이
작은 마트 안에 울려 퍼질 때
아주머니 한분이
뭔가 구석에서
이런저런 물건을 만지시더니
윗옷 속에 무언가를 감추고
바쁜 틈을 타
옆문으로 나가버리십니다
며칠 뒤
계산대 앞으로
그때 그 아주머니가 서있습니다
“분유 한통과 기저귀“
동전지갑에서
십 원짜리까지 꺼내는 아주머니가
오백 원이 모자라 난처한
표정으로 주인의 얼굴만 바라봅니다
주인은 싱긋이 웃어 보이며
“네 다음에 오실 때 주세요” 라며
비닐봉지에 담아내어줍니다
"... 죄송해요.. "
집에 도착한 아주머니는
비닐 속에 담겨 있는
분유가 두통인 것을 보고선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손등에 이는 아픔을
마트 주인은 알고 있었던 겁니다
다음날
새벽이 불러온
아침이 거리에 살며시 내려앉을 시간
셔터문을 열고 들어서는 주인에 눈에
오만 원짜리 한 장과
미안한 마음을 담은
편지 한장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보여주신 따뜻한 마음
살면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
출처/노자규의 행복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