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BEX(인벡스) BLOCKBUSTERS][경희대 BLiKH : 신지훈] 암호화폐 실제 가치와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작년 11월 비트코인 캐시의 하드포크 사태가 일어났다. 비트코인 캐시는 비트코인 진영에서 개발자 커뮤니티의 의견 불합치로 인하여 하드포크된 코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캐시 진영의 내부 분열로 인하여 다시 나누어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사람들의 우려대로 비트코인 ABC와 비트코인 SV라는 두 가지 진영으로 크게 나뉘었고, 각 암호화폐는 서로가 진짜 비트코인 캐시라며 정통성을 주장하다 결국 각자의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이번 하드포크 사태를 통해 우리는 근본적으로 암호화폐가 ‘Store of Value’ 즉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유효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다시 물어보아야 한다.
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가 가져온 의문
비트코인 캐시의 해시레이트 전쟁이 지난해 11월 700만 원 선에서 형성되던 비트코인의 가격을 200만 원 이상 떨어뜨렸다는 것은 정설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비트코인 ABC를 지키고자 bitcoin.com을 운영하는 로저 버가 비트코인 코어 진영의 채굴 풀을 과도하게 ABC 측으로 옮겨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생각한다. 채굴 풀을 갑작스럽게 옮길 비트코인 코어 진영의 해시레이트는 낮아지며, 자연스럽게 암호화폐에 대한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코어 진영의 해시레이트가 다시 복구된 지금까지도 암호화폐의 가치는 상승하고 있지 않다. 시장이 암호화폐의 가치를 전반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암호화폐의 가장 강력한 장점인 ‘가치 저장의 수단' 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고 불릴 만큼 누구나 정확히 소유하고 있다면 자신의 가치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분명히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왜 이러한 평가를 받게 된 것일까?
암호화폐의 가치
금에 대해 생각해보자. 금을 일부러 쪼개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금의 존재는 그 자체로 영속한다. 영원히 부식되지 않고 크기와 모양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금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비트코인도 이를 닮았다. 오히려 금보다 더구나 금 같은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다. 누구나 개인키(private key)를 가지고 있다면,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자신의 자산 보유 현황을 쉽게 인증할 수 있다. 금은 한 번 잃어버리면 끝이고, 은행 예금은 서버가 폭파되면 끝이지만, 비트코인은 자신이 개인 키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기억하고 있으면 예치금을 관리할 수 있다. 심지어 금은 무거워 들고 다니기 불편하지만, 비트코인은 개인 키만 외우고 있으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시장 가격은 이러한 근본적인 장점을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하드포크 사태를 통해 믿음에 균열이 생겼다. 비트코인이 비트코인 캐시로, 다시 비트코인 캐시가 비트코인 ABC와 SV로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가치를 담은 암호화폐가 여러 가지의 암호화폐로 나누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보유한 암호화폐가 포크 될 경우 새로운 암호화폐 역시 지갑 상에서 받을 수 있게 된다.
만약 당신이 1,000만 원짜리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이 부동산이 ‘포크가 되어' 갑자기 2개, 3개, 심지어 4개까지 늘어난다고 생각해보자. 시장은 더는 이 부동산이 1,000만 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산술적으로 4개까지 쪼개진 경우 오래된 부동산이나 새로운 부동산이나 각각 250만 원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비트코인 캐시 사태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트코인 캐시가 비트코인 ABC와 비트코인 SV로 쪼개질 때, 대략 6:4의 비율로 시장 초기가격이 형성되었다. 전체를 합치면 포크 이전의 비트코인 캐시의 가격과 같았다.
제일 나은 선택은?
이번 하드포크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은 어느 암호화폐나 체인 분리(Chain Split)가 일어나 투자 가치를 담은 코인이 두 개 이상으로 쪼개져 가치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는 게임이론에서 ‘죄수의 딜레마'와 유사하다. 최종적으로는 체인 분리라는 답안을 공동으로 추려냈지만, 코인 가치의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내쉬균형(Nash equilibrium : 게임 이론에서 경쟁자 대응에 따라 제일 나은 선택을 하면 서로가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는 균형상태)으로는 움직이지 못했다.
따라서 이러한 죄수의 딜레마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지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고, 코인의 가치는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하드포크로 인한 체인 분리가 최소화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테조스와 이오스와 같은 온체인 거버넌스(On-chain Governance) 프로젝트들을 주목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