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2018년 국가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140개국 중 15위를 차지했다. WEF의 평가 항목이 개편됨에 따라 2014~2017년 4년 연속 26위에 머물던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된 요인은 광케이블 인터넷 가입자 수, GDP 대비 민간 부문 여신과 금융기관 시가총액, 특허출원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지표들이 평가 항목에 새롭게 추가됐기 때문이다.
특허는 핵심 경쟁력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 확보는 핵심적인 국가경쟁력이다. 최근에는 암호화폐가 주목받으며 기술적 기반인 블록체인 관련 특허출원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식재산 선진 5개국(IP5 :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 출원되어 조사 시점(2018년 1월 말 기준)까지 공개된 블록체인 관련 전 세계 특허출원은 모두 1,248건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관련 특허 출원인을 국적별로 살펴보면, 2018년 1월에 누적 건수로 미국이 497건으로 1위, 중국이 472건으로 2위, 우리나라가 99건으로 3위로 집계됐다. 유럽(73건)과 일본(36건)은 각각 4위와 5위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2019년 현재 중국이 1,065건에 달하는 블록체인 특허를 출원하며 1위에 올랐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렇듯 블록체인 관련 특허의 G2(미국, 중국) 편중 현상이 심해, 미국과 중국이 전체 특허 출원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밀리는 형편이다.
전 세계 블록체인 관련 특허 생태계가 G2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점과 더불어 우려되는 현상은 공공 부문과 학계의 성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유럽특허청이 지난해 발행한 ‘특허 정보 뉴스’에 따르면, 특허출원 상위권은 다국적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민간 영리기업이 휩쓸고 있다. 영리 목적의 기술개발 노력에 비해 블록체인 생태계의 인프라와 규범을 갖추려는 공적 부문의 연구개발 노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지식재산권(IP) 5대 강국으로 특허출원 건수가 세계 1위이지만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저조하다고 평가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세계 특허 출원 건수가 최근 5년간 12배 이상 급증하는 가운데 혁신 기술 분야의 지식재산을 확보하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3D프린팅,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로써 우선 심사를 해 신속한 특허 등록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지식재산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호하고 핵심기술을 선점하는 국가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핵심 경쟁력의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경제시스템 구축을 가능케 하는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속에서 경쟁력을 점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학계가 나서야 할 때
유럽특허청은 “블록체인 특허출원 분야는 민간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며 공공 기관이나 연구 기관, 대학 등은 15위 안에 한 곳도 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블록체인 생태계는 민간 주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계에서도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가시적인 연구 결과가 뚜렷하지 않다. 대학에서 활발한 연구로 기술과 산업이 성장하고 이것이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이 되는 선순환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