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BEX(인벡스) BLOCKBUSTERS][서강대 SGBL : 정현빈] 투자자들은 왜 제도화를 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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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제도화’ 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제도화란 어떤 것을 법의 틀 안에 두는 것으로, 종종 들리는 ‘해외 어디에서 암호화폐로 세금을 받는다더라’ 하는 것도 제도화의 예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자산 보호에 초점을 맞춰 암호화폐 제도화의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심각한 우리나라의 상황

암호화폐로 세금 납부가 가능한 경우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으므로 제도화의 좋은 예라고 생각되지만, 그 전에 필요한 것은 암호화폐에 관한 규정 및 거래소에 대한 라이센스, 즉 인허가제의 시행이다. 지난 글을 통해 살펴본 뉴욕의 비트라이센스와 같이 제도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이렇다 할 법적 장치가 없다. 잊을만하면 포털 실시간 검색어나 공중파 저녁 방송에 등장하는 암호화폐 다단계 사기가 판을 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현금이 오가면 불법인 행위도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암호화폐를 쓰면 법의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사기꾼들이 이 바닥에 들어오지 않고 배길까?

거래소 문제로 넘어오면 더 가관이다. 임의로 원화나 암호화폐의 입출금을 중단하여 시세 조작을 일삼는 거래소가 있는가 하면, 교묘히 약관을 수정하여 거래소에 불리한 조항을 고치는 거래소도 있다. 특히 보안이 미흡한 중소 거래소는 해킹으로 암호화폐를 탈취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보상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해킹으로 위장한 사기극이나 아니면 다행일 정도다. 이런 살얼음판에 선 투자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그나마 자본금이 넉넉해 유사시 보상을 ‘기대’라도 할 수 있는 대형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진입 장벽이 높은 암호화폐 개인 지갑을 사용하는 것이다.

제도화된 일본의 사례

일본은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공식 인정하고 암호화폐를 가장 빠르게 수용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일본은 금융청(FSA)에서 거래소 라이센스를 운영하는데, 2018년 초 5억 달러 규모의 넴(XEM)코인 해킹 피해를 본 코인체크 거래소에 해킹 원인과 고객에 배상할 계획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명령하였고, 코인체크를 포함한 7개의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방지 시스템이 부족한 거래소에 업무개선 조치를 내리기도 하였다[1]. 이후 코인체크는 보상 절차를 마무리하고 FSA로부터 라이센스 승인을 받아 정상적으로 영업 중이다[2].

투자자가 제도화를 외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는 2018년에 있었던 국내 C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피해자임을 밝힌다. 개인적인 피해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이 모여 만든 SNS 그룹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부짖는 사람들을 수없이 보았다.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장려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동시에 암호화폐 투자자 내지는 사용자의 보호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본말전도일 것이다. 뉴욕이 업계에 소비자를 보호할 능력을 요구한 것처럼, 일본 금융청이 라이센스를 운영해 거래소를 관리하는 것처럼, 적어도 거래소 영업을 위해 필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허가증을 발급하는 인허가 제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그 전에 암호화폐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를 정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1] Molly Jane Zuckerman. . 《Cointelegraph》. (2018.03.08)

[2] Yogita Khatri. . 《CoinDesk》.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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