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스 맥주와 열반의 길

cowboybebop(57)
Published in
#kr
Words
227
Reading
2 min
Listen
Play
9y

20170814_191944.jpg

귓볼쩌는 아저씨가 대어 하드락걸고 있는 로고.
에비스가 저 아저씨 이름이란다. 뭔 신이라고...

500ml 생맥주 한잔에 12,000원...
국내 희소성 때문인가? 너무 비싸다.

수요미식회 재방 보는데 계속 에비땡 에비땡 거려서 뭔가하고 찾아봤다. 일본의 고급맥주로 브랜드 가치를 관리한답시고 외국에는 쉽게 유통하지 않았다고... 최근에 캔맥주가 시중에 판매되는데 고전을 면치 못하는듯...

예전, 오사카에 갔을 때 후배녀석이 이거 좋은 맥주라며 주섬주섬 챙기던 그 맥주가 에비스 맥주였단다. 내가 사진 찍어서 "이런게 있어~" 라고 마눌님께 카톡까지 날렸다고... 그러게 마눌님은 계속 저 맥주를 어디서 봤다며 기억을 뒤적거렸다.

유명한 맥주라서,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정보가 빠삭하다.

대체로 마셔본 사람들의 평가는 훌륭하다. 다만 누군가는 달다하고 누군가는 시다하고 맛에 대한 상세한 평가는 미묘한 차이는 있다.

그래도 중요한건 나의 쀨~
첫 한모금. 뭔가 부드러웠는데 그것이 생맥의 속성인지 맥주 본연의 부드러움인지 알 수 없었다. 뭔가 기분좋은 달고 시고 쓴맛의 배합이었으나, 이 세가지 맛은 음식의 삼라만상이지 않던가. 세밀한 배합을 논하기에 내 혀는 그저 맛있다. 맛있다. 하며 멍청한 표정을 짓고 나를 쳐다봤다. 불쌍한 녀석.

그래, 맥주는 메이팅이지... 이 음식점의 메인 메뉴인 교자와 함께 맥주를 음미하며 생각했다.
"교자 맛있다." ㅠㅠ
일본하면 라멘이지, 함께 시킨 미소라멘과 함께 맥주를 음미하며 생각했다.
"라면 국물 끝내주네" ㅠㅠ

20170814_192420.jpg

나는 보리밥을 먹고 많은 방구를 뀌어보았기에 보리밥의 길을 알고 있다. 이 체험은 명료하고 실질적이다. 하지만 나는 보리가 싹을 틔운 맥아와 그 즙이 발효되어 만들어진 맥주의 길을 알지못했다. 발효의 길은 항시 아득하다. 발효의 맛을 아는자는 맛의 열반에 이른 자다.

내 세속적인 혀는 오늘도 열반을 버리고 간장과 된장의 길을 탐닉한다.

에비스 맥주와 열반의 길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