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울 봅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서 있습니다.
면도를 하고 머리를 감고
머리에 잴을 발라 넘기고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썬크림도 바르고
다시 거울을 봅니다.
아직도 내가 아닙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릅니다.
가위질 소리가 날때마다
머리카락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한참동안 눈을 감고
머리가 잘려져 나가는 소리와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다시 거울을 봅니다.
아직도 내가 아닙니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산에 오릅니다.
날파리 한마리가 따라오면서
성가시게 윙윙 거립니다.
또 몇마리가 가세 합니다.
모자를 흔들면서 쫒아보지만
이내 다시 와서 윙윙 거립니다.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동안 내내
날파리의 방해 때문에
아무런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직도 내가 아닙니다.
하지만 몇시간을 성가시게
따라오는 날파리를 쫒으면서
웃음이 나는 한가지 생각
"몇일 못살 날파리도 몇시간을 버티는데
백수를 바라보는 인간이 몇해를 못버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