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단양에 갔다.
매년 새해 첫주 토요일은 친구들과 태백산의 일출을 보러 가지만 이번에는 소백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단양에는 국립공원 소백산 관리소장과 올해 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친구가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이 친구들과 소백산 신년일출을 겸사로 보러 동창들이 쳐들어가기로 했다.
소백산 대피소는 죽령을 통해서 올라갔다.
참고로 겨울에 1박2일로 소백산 오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죽령휴게소에서 연화2봉 대피소로 가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에 일출보고 다시 죽령휴게소로 오면된다.
올라가는데 두시간 내려오는데 한시간 반 걸린다.
환갑 가까운 나이에 일년에 한번 산에 오르는 친구들은 무조건 이 방법을 택해야한다.
친구 12명중 3명은 이 코스를 택했고
나머지는 죽령에서 대피소에서 연화봉을 거쳐 희방사 계곡으로 내려가는 방법을 택하였다.
소백산 연화제2봉과 연화봉은 1300미터가 넘는 산인데, 제2연화봉에 대피소가 있다.
대피소 최대수용인원은 150명이다.
우리 일행은 금요일날 숙박하기로 해서 50명 정도가 숙박예약이 되어 있었다.
토요일날은 150명 전부 예약되어 있다고 한다.
한밤중에 그 유명한 별을 보기 위해 연화봉 대피소의 숙소 문 열고 잠시 바람은 맛 보았다.
딱 일분 서있다 사진찍으러 나온걸 후회했다. 태어나서 이런 추위는 처음이다.
직원말로는 영하 20도 이하라고 한다.
일출시간은 새벽7시반이다.
7시10분에 문밖을 나와보니 동트기 바로 전이다.
나는 동트기 바로 전 하늘을 제일 좋아한다.
주역에서 양기와 음기가 딱 반씩 나뉜 상태가 지천태(地天泰)인데
이때가 세상이 기운을 받아 역전되는 상태이다.
하늘이 밤에서 낮으로 역전하는 순간인 지천태의 하늘 모습처럼
인생도 다시 역전하라고 기운을 줄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즐기는 일출의 묘미는 지천태의 하늘과 땅의 모습이다.
일단 해가 뜨면 소백산의 추위도 누그러진다. 일출을 감상했지만 칼바람에 서 있는게 고통스럽다.
소백산의 칼바람이 매섭지만 해가 나면 걸어 다닐 만하다.
어제 단양에서 가져온 올갱이국과 밑반찬으로 배를 채우고 연화봉으로 향했다.
연화봉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의 소백산천문대가 있다.
소백산은 공기가 맑고 구름끼는 밤이 적어서 쏟아지는 별 보기가 제일 좋은 곳이다.
1980년도에 만들어졌는데 지금은 경북영천에 있는 보현산천문대에 비해 장비가 열악하다.
그렇지만 연구성과는 괜찮다고 한다. 이런 얘기는 몇년 전 방문했을때 연구원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학부모에게는 여름에 정말 강추하고 싶은 방문지이다.
여담이지만 겨울 소백산 눈치우는 게 이곳 천문대사람들과 국립공원 공단 사람들 간의 공동작업이란다.
죽령에서 연화봉까지 7.2킬로미터정도 되고 제2연화봉에서 연화봉까지는 2.7킬로미터이다.
그러면 포크레인으로 눈치우는 비용을 7대5로 나누면 될 듯한데 사정은 다르다.
천문대가 훨씬 많이 낸다고 한다.
대피소 직원들은 눈 안치우면 자기들은 걸어 다니겠다고 우겼다 한다.
확실히 더 걸어야 할 천문대가 약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약자인 천문대가 비용을 휠씬 많이 낸다.
대피소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갑질 같다고 하며 웃었다.
돈이 엮기면 세상사가 늘 그렇다.
연화봉을 경계로 소백산 북쪽은 단양과 제천이고 남쪽은 풍기이다.
연화봉 능선을 경계로 기후가 확실히 다르다.
풍기 쪽은 따뜻하고 제천 단양쪽은 바람이 사납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소백산 연화봉에서 바라보는 산줄기의 모습은 남한 최고인 듯하다.
태백산 북쪽 백두대간 산줄기보다 소백산 남쪽과 북쪽의 산줄기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소백산 남쪽 산줄기는 부석사에서 보이는 산줄기와 동일하다.
최순우 선생이 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학고재신서1>의 책 표지에 나오는
산 줄기가 바로 그것이다.
부석사 갈때마다 감탄하며 사진을 찍는다.
80도쯤의 각도 밖에 안 나오는 스맛폰 카메라에 만족하고 부석산방향의 산줄기를 찍었다.
소백산 산줄기는 나즈마악할때 까지 끝이 없이 보인다.
희방사코스는 오르락 내리락하기 아주 힘든 코스이다. 연화봉에서부터 내려가는 길 자체가 깔딱 고개이다.
해발600미터 쯤에 있는 희방폭포를 보았다.
조선시대 서거정선생이 영남제일의 폭포라고 추켜세운 폭포다.
전세계 폭포들 센 넘들을 본 나로서는 그냥 우리 조상들의 마음새가 샌님스럽게 아담할 뿐이다.
소백산 남부사무소에서 차를 얻어타고 죽령으로 내려온 친구들과 풍기역 식당에서 조우했다.
풍기역전 옆에 상고대 넘치는 대형 사진 앞에서 친구들과 낄낄거리며 독사진을 찍었다.
풍기역을 바라보고 오른쪽 끝집이 풍기에서 가장 유명한 <한결청국장집>이다.
부석태라고 불리는 콩으로 만든 청국장과 두부전이 확실히 맛있다.
두루치기 2인분시키면 다 못먹을 만큼 밑반찬도 훌륭하다.
풍기가면 무조건 식사는 여기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