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받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에요. 구심점 없는 자유는 방종이 되고 결국 사람을 파멸로 이끌어요. 종교를 가진 신자들, 나라에 충성하는 군인들, 더 높은 차원의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인지 몰라요. 가정이 소중한 이유도 그것이에요. 남편과 부인은 서로 사랑하고 아이를 양욱하며 가정에 종속돼 있어요. 일견 속박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유를 빼앗긴 억압이 아니에요. 높은 차원의 자유일 수 있어요. 자, 이렇게 생각해봐요...
생각할 수 없었다. 12년쯤 전 소개팅 자리에서 들은 말이었다. 난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야 말았는데, 더욱 충격은 그 말을 한 사람이 나와 동갑인 여대생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나도 칸트, 헤겔 니체 쯤은 인용할 줄 알았고, 철학을 좀 안다고 생각했다(지금 생각하니 철학과 상관은 없다) 하지만 저 말에 딱히 대답을 찾지 못해 뒷통수를 얻어맞는 충격이었다.
왠지 얼얼했던 기분이라 실제 한 대 맞은 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내 머리로는 저런 논리를 펼 수 없었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그분이 너무나 높아보였다. 솔직히 무슨 뜻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스팀과 스팀달러가 폭락했었다. 스팀달러는 2천원대까지 내려갔었다. 그것을 보며 밥맛도 술맛도, 커피맛도 나지 않았다. 포스팅 생각도 나지 않았다. 하락장 내내 집에서 잠만 자며 지냈다. 포스팅을 하려고 했으나 도저히 쓸 말이 없었다.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난 뭐든지 원하는 글을 쓸 자유가 있다. 쓰고 싶은 대로 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방종인지 방정인지를 떨며 나를 괴롭힌다. 하락장에 대해 써볼까, 존버에 대해 얘기할까, 아니면 패닉셀의 위험을 언급할까, 일상글을 올릴까, 현재 읽고 있는 책에 대해 말할까 등등 생각했지만 너무 쓸게 많았고, 동시에 없기도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 그게 방종 아니었을까?
반대인 경우는 어떨까? 누군가 나한테 이걸 쓰세요, 저걸 쓰세요 하고 지시를 내려준다면, 포스팅이 한결 편하지는 않을지. 담당자가 있어 주제와 컨셉을 정해주고, 난 일단위나 주단위로 지시 받는다면 포스팅이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게 더 높은 수준의 자유일지 모른다. 과연 자유일까 종속일까. 어쩌면 그런 구속 이후 진짜 자유가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소개팅후 12년 만에 해봤다.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제 코인 가격에 반등이 온 것 같으니 포스팅이 수월해질 것 같다. 스팀잇 가즈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