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한번 해보자. 뉴비가 스팀잇에 가입한 상황이다.
고민하다가 첫글을 쓴다. “안녕하세요 스팀잇 핵뉴비 인사드립니다!” 썼는데, 반응이 없다. 연거푸 새로고침을 누른다. 어떠한 댓글과 보팅도 없다. 불안한 마음에 kr 태그 최신글에 들어가 여기저기 인사를 다닌다. 그 후 보팅과 댓글을 받았지만, 보팅액은 $0.78, 댓글은 4개다. 자존심이 상한다. 쪽팔린다. 비뚤어질테다. 분노에 사로잡혀 강한 논조로 정부 정책을 비난하고 향후 전망에 대해 쓴소리를 한다. 이번 글은 솔직히 잘 썼다. 그런데? 보팅액은 $0.00에 댓글 0개다. 아, 미치겠다. 이거 어디 쪽팔려서 할 수 있나? 스팀잇을 때려친다.
감정이입을 해봤다. 아직 나도 힘없는 뉴비지만, 새로 가입한 쌩뉴비 분들을 보다보면 안타까움이 든다. 명성도 20, 30인 뉴비분들은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사람들이 읽어주지 않는다. 과장 하나 없이 댓글은 0개다. 그중엔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적응하는 낭중지추인 분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못하다. 적응 하지 못해 도태된다. 내가 가입했던 작년 5월, 6월 즈음만 해도 가입인사를 올리면 상당한 보팅과 댓글을 받을 수 있었다. 나도 예상외의 호응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예전 일일 뿐이다.
가입자가 폭증해 신규 가입자의 글이 묻힌다. 어느 정도냐면, 아주 철.저.하.게.묻.힌.다. 스티미언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나만해도 신규 가입자의 글을 잘 클릭하지 않으니까. 하다못해 팔로워들의 글도 다 읽을 수가 없다. 아마 모두가 그럴 것이다. 하루에 상당 시간을 스팀잇에 투자하고 있지만, 끌리는 글조차 다 읽어낼 수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들은 아마 몇 번의 포스팅 후 스팀잇을 떠날테다. 짧게 이용하는 동안 점점 약이 오르면서 소통이 힘든 글을 쓰게 된다. 그러다 악에 받쳐 겉돌게 된다. 소외 당하는건 부끄럽고도 무서운 일이니까. 유사 경험이 있는 나지만, 일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적 문제다. 0달러 대의 보상과 0개의 댓글에 전략을 바꿔가며 도전해볼 이들은 솔직히 드물다.
힘없는 나로선 도움이 될 수 없다. 그저 생각해볼 여지를 만들기 위해 이런 글을 올린다. 열심히 하면 된다, 좋은 글을 쓰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 같아선 스팀잇에 그럭저럭 정착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 보인다. 지금 활동 중인 유저들은 그중 빼어나게 잘 정착한 이들일 것이다. 지금 가입할 뉴비에겐 이마저 요원한 일이다.
스팀잇 뉴비 매뉴얼이 나왔다고 들었다. 기쁜 일이다. 또 일정 금액 이하 포스팅에 보팅을 하거나 뉴비 정착을 위한 이벤트를 여는 분들도 있다. 이런것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지라도 시도 자체로 환영할 일이다.
어쨌거나 모든 뉴비가 잘 정착해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는 스팀잇이 되었으면 한다. 100달러대의 보상을 받은글과 0달러 대의 글이 아무 차이가 없는 현실과 더 이상 마주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