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일기] 4월 23일 눈여겨봐야 할 업계 기사들(+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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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장이라는 자리를 맡아도 될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낸 것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세계에는 기술 말고도 중요한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기술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ㅠㅠ)

오늘은 기술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저한테는 매우 흥미로운 기사 세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1. 잘나가는 암호화폐 개발자들 실리콘밸리 꺼리는 이유

비트코인 코어의 참여자인 제레미 루빈(Jeremy Rubin)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문화가 넓은 범위의 생태계에 대한 지원이나 기여에 대한 인정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실리콘밸리의 전반적인 문화와 오픈소스 철학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루빈의 말이다.
“이런 측면을 몇 개의 서로 다른 회사들에서 볼 수 있지만, 내 생각에는 코인베이스가 그중 가장 지독한 것 같다. 더 잘 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그들이 일을 해오던 방식도 있는 것이다.”

기술을 모르니 어떤 암호화폐 개발자가 얼마나 실력이 뛰어난 사람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앞서가는 개발자들이 공유하는 일종의 문화 혹은 철학은 있는 것 같습니다. ‘ICO를 통해 수백억원, 수천억원씩 자금을 모은 프로젝트라면 그 돈으로 훌륭한 개발자들 얼마든지 고용해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은 암호화폐 투자자들도 꼭 명심해야 할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하긴 비트코인이 기존의 돈과 시스템에 대한 반감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그 이후 상상도 하기 힘든 천문학적 금액의 ICO들이 등장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애초 철학이 가려진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2. 암호화폐 거래소가 벤처투자를 할 때 생기는 문제

코인베이스는 대놓고 친분과 관계를 앞세우고 있다. 코인베이스 관계자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어떤 이야기든 빠짐없이 다 나눌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때는) 친분보다 객관적인 원칙을 앞세워야 한다. 아는 사람이 주는 정보도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많은 공격을 받는 대상입니다. 투기판만 만들었을 뿐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무슨 기여를 하고 있느냐는 지적을 흔히 받습니다. 그런 비판을 의식한 듯 국내 대형 거래소들도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거래소에 대한 비판을 잠재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이야기를 보면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은 지금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너무 고상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박근모 기자가국내 1, 2위를 다투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신규 코인 상장 경쟁을 들여다 본 바에 따르면, 과연 국내 거래소들이 당장의 이익을 떠나 건강한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하고는 있는 것인지 걱정스럽습니다.

3. 업비트, 빗썸 동시상장된 아이콘, 모나코…대체 무슨 일이?

어느 거래소가 신규 코인 상장을 발표하는 것을 보고 경쟁 거래소가 몇 시간 만에 같은 코인을 상장하는 건 가능할까? 신규 코인 상장을 위해서는 거래 시스템 적용 과정이 필요하다. 예컨데 원화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트랜잭션 발생에 오류는 없는지 등을 테스트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 과정에 며칠이 걸린다.  복수의 거래소 관계자들은 “암호화폐 선정을 하는 과정은 다양한 요소를 바탕으로 최소 몇주에서 최대 몇달이 걸릴 정도로 복잡하고 어렵다”라며 “또한 상장 할 암호화폐를 선정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제 거래 시스템에 올려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질 수 있게 테스트 하는 과정만 또다시 1~2주 이상은 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로 인해 새로 제기되는 문제들이지만, 기존의 지식과 경험으로 도저히 풀 수 없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꼭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와 철학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입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라는 매체도 기존 언론사들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과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듣도 보도 못한 사람들이 느닷없이 ICO를 한다며 돈 줄 테니 자기네 보도자료를 실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그런 당황스러운 문제 중 하나입니다.) 당황스러울 때마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되새겨보면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문제들일 것입니다. 

때론 조금 미숙하고 조금 굼뜨더라도 소신을 가지고 코인데스크코리아를 꾸려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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