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출과 관련해서 오늘 낮에 도서관엘 갔었다.
간 김에 구내식당에서 음식을 먹다가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일을 목격했다.
언제부터 그 아이들이 식당에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열려있는 식당 뒷문의 통로로 갑자기 들어온 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소란스러운 아이들이 있다는 걸 몰랐을 리 없을 테니까.
갑자기 쨍그랑 하면서 요란하게 그릇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사실 쨍그랑보다는 와장창이 더 나은 표현일지 모르겠다.
표현할 만한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데 아무튼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소리였다.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 뒤를 보니 초등학교 2,3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 4명이 있는 힘껏 양철물컵을 물컵 수거함에 던지고 있는 것이었다.
수거함에서 약간 거리를 두고 마치 투수가 공을 던지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 아이들이 물컵을 던질 때마다 요란한 소리는 계속 났다.
할 말을 잃을 만큼 어이없는 상황에 놀라고 있는 사이 식당 주인아저씨가 빠른 걸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주인의 얼굴이 경직되어 있어서인지 아이들 중 2명은 뒷문으로 재빨리 뛰어나가려 했는데 결국 용케 주인이 4명을 불러세웠다.
그리고 주인이 아이들에게 주방을 가리키며 이 물컵은 저 아줌마들이 다 씻는 거다 하면서 물컵을 이런 식으로 던지면 왜 안 되는지 설명하려는 찰나 아이들의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뒷문에서 나타났다.
이 여성은 뒷문에서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않는 어정쩡한 상태로 서서는 무슨 일이냐며 물어보는데 그 목소리 톤이 살짝 하이톤인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주인에게 내가 이 아이들의 보호자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거 같았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기대감이 생겨서 지켜보고 싶었지만 일행과 나름 심각한 이야기를 하던 차라 아쉽게도 이 일에 100% 집중하고 볼 수는 없었다.
아무튼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어느새 아이들 아빠로 보이는 남성이 와 있었다.
역시 이 남성도 내 아이들에게 혹시 누가 야단이라도 칠까봐 사뭇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결국 난감해진 건 주인이었던 거 같다.
졸지에 뒤늦게 나타난 애들 부모가 보는 앞에서 아이들을 훈육해야 하자니 당황스러울 수도 있었겠다.
그런데 결과는 너무 싱겁다 못해 실망스러웠다.
주인이 너무 애들 부모를 의식한 건지 갑자기 난데없이 아이들과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이다.
그리곤 한두명을 웃으며 보내더니 나머지 아이들에게는 그냥 잘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잠시 한눈을 팔았다 해도 아주 짧은 순간이었기 때문에 주인이 애들 부모에게 아이들이 소란 피운 것에 대해 설명할 시간은 못 된 거 같다.
그래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어쩌면 내가 잠시 그들의 대화를 놓친 사이 아이들 아빠와 주인간에 어떤 대화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믿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아이들은 무엇이 문제였는지나 알았을까.
웃으며 또다시 소란스럽게 뛰어나가는 모습을 봐서는 알지 못하는 거 같았다.
그 아이들의 부모는 식당을 나가서 아이들에게 그런 행동이 잘못 되었다는 걸 알려주었을까.
뭔가 잘못된 게 분명하지만 어쩌겠는가.
씁쓸하게 웃을 수 밖에.
아이들이 티없이 밝고 당당하게 자라는 건 좋지만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의같은 건 최소한 가르쳤으면 좋겠다.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결국 나중에 손가락질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