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히 스팀잇에서 이리저리 배회하다 제 명성도가 50이 된 걸 발견했습니다.
어, 이게 언제 올랐지?
겨우 50 가지고 뭐 그러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나름대로는 감회라고 할지 뭐랄까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처음 스팀잇을 시작할 때,
그러니까 한 70여일 전만 해도
괄호 안의 숫자가 명성도라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는
50이란 숫자가 굉장히 높아서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숫자로만 여겨졌는데 말입니다.
이게 이렇게 별 거 아닌 줄 그 땐 미처 몰랐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즐기다 보면 저절로 올라가게 되는 건 줄도 미처 몰랐구요.
어쩌다 보니 속절없이 나이만 먹어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잠시 정신이 나가서
이러다 어느 순간 보면 또 60이 넘어서
나도 모르게 고래가 되어있는 건 아닐까 하는 행복회로도 돌려봅니다.
좀 전에 제 블로그를 보고 스스로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자주 올렸단 말인가' 하고서 말입니다.
스팀잇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달라진 걸 꼽으라면
전 단연 글쓰기라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 학교숙제로 했던 일기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일기 한번 써본 적 없던 제가
거의 매일 뻘글이든 어떻든 그 질을 떠나서 글이라는 걸 썼다니
새삼 생각해보면 정말 경악할 만한 일입니다.
쓰는 게 귀찮아서 학교에서 필기도 대충대충 했었는데 말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탄력을 받았는지 거의 매일 글을 올리고 있더군요.
이러다 작가가 되는 건 아닌가
또 잠시 정신 나간 생각도 해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어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아직도 제가 어른이라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지만 말입니다.
대학 다닐 때에는 제가 어른이 된 줄로만 알았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얼마나 덜 여문 생각이었는지 우습기만 합니다.
전 1년간 재수를 하긴 했지만 어찌 되었든
도대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생이 되자마자 어떻게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참 실소가 저절로 나올 일입니다.
물론 일찍 철이 드는 사람도 있기는 하겠지만 저의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그래도 솜털이 보송보송할 만큼 젊었을 때에는
무언가를 잘못 하더라도 아직 젊으니까 라는 말로 많이 커버가 되었지요.
스팀잇도 뉴비들에게는 아직 뉴비라 잘 모르네 라는 말로 커버가 되는 일도 종종 있고
뉴비라 지원 받는 것도 많습니다.
뉴비와 헌비를 나누는 기준은 명성도 55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걸 나눈다는 게 참 복잡미묘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충 이런 식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제게는 12척의 배가 아닌...5라는 숫자가 남아있습니다.
뉴비로서 누릴 수 있는 여러가지 혜택도 명성도가 다섯번만 더 올라가면 사라지겠지요.
이후부터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서 더이상 응석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때처럼
홀로서기를 해야 하겠지요.
모든 건 겪어봐야 아는 것 같습니다.
게임도 엔딩을 봐야 그 게임을 진정 해봤다고 할 수 있고
나이도 먹어봐야 세상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듯이
스팀잇도 뉴비딱지는 떼어봐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