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이라 하면 보통 즐거움이 떠오릅니다.
오손도손 모여앉아 웃음꽃을 피우며 맛있는 걸 냠냠 먹는다.
그런데 이 외식이 꼭 즐겁기만 한 걸까요?
사실 전 외식이 귀찮습니다.
외식은 말 그대로 밖에서 먹는 건데
마침 밖에 있을 때 먹는 거라면 아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문제는 집에 있을 때입니다.
아무 하는 일 없이 집에서 여유롭게 그냥 뒹굴고만 싶을 때
무언가를 먹기 위해서 나가야 한다는 건 정말 짜증나고 귀찮은 일입니다.
도대체 집에서 모처럼 놀고 있는데 왜 먹기 위해서 몸을 움직여야 하느냐는 거죠.
그냥 '난 먹고 싶지 않으니까 갔다와'
하면 간단할 것 같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번 이런 말을 해봤지만
번번이 돌아오는 말은
'그래? 그럼 우리도 안 가.'
이건 결국은 반협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 그럼 우리도 안 가.'라는 말은
다시 말하자면
'너 때문에 난 먹고 싶은 걸 못 먹는다.
그래, 너 푹 쉬어라.
그대신 바로 너 하나 때문에 우리 가족은 맛있는 걸 포기한다는 건 알고 있어라.
우린 괜찮다. 아무 거나 그냥 먹으면 되니까. 물론 맛은 아주 없겠지만!!!'
이 되는 거죠.
전 한번도 이런 갈등이 있을 때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최대한 나가지 않고 버티려 해도 이미 제 마음 속에는
죄책감이 생기기 시작하고
전 결코 이런 죄책감을 모른척할 만큼 마음이 모질지가 못하니까요.
짧은, 찰나와도 같은 밀당시간이 끝나고
주섬주섬 옷을 입다보면 또 꼭 이런 말이 따라옵니다.
'그래, 너도 좀 먹어야지'
전 생각합니다. 1절만 하지.
사람은 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남에게 강요하는 걸까요?
이런 일은 비단 이런 작은 것뿐만이 아니라
도처에서 누구에게든 일어나곤 합니다.
갖지 않아도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죄책감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일 말입니다.
바로 조금 전에도 이런 이유로 전 냉면을 먹고 왔습니다.
TV에서 평양냉면이 많이 나온 게 원인이었지요.
냉면이라면 요즘 인스턴트로 나오는 것도 맛이 꽤 먹을만하던데
기어코 냉면집까지 차를 타고 가서 먹고 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냉면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남기지 않고 모두 먹고 왔습니다.
항상 툴툴대면서 따라가도 늘 잘 먹는다는 것이 저의 약점인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냉면사진 올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간 김에 홍어회도 포장해왔습니다.
전 홍어회를 먹지 않지만요.
홍어회 사진도 함께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