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온달 /cjsdns
설날 잔치
두 놈들만의 무대가 되었다.
옥석을 가릴 줄 모르니
낯익은 놈들 붙들고 뛰어라 뛰어라 해도
도대체 뛸 줄을 모른다.
잘 놀던 놈들도 멍석 깔아주면
뻘쭘해진다더니
어찌 된 건지 모셔들여 놓으면
털퍼덕 주저앉아서 일어설 줄 모른다.
큰 형님 되는 놈도 눈치나 살살 보면서
어이구 허리야 어이구 무릎이야 하면서
도대체 뛰기는커녕
걸어갈 생각도 없이 시늉만 한다.
내게 평생 들인 교육비보다
근래 이삼 년에 지불한 수업료가
몇 백배는 더 클터인데
배움의 자세가 잘못되었나
아직도 옥석을 가릴 줄 모르니
남의 자식 잘 뛰는 거 바라보며
내 새끼는 언제 뛰나 바라보는 조바심
이십여 년 전
떡하니 수시에 합격 한놈 꼬드겨
정시에 원서 넣어 떨어진 뒤, 추가 합격 기다릴 때
그 마음, 지금 이 마음이 되어 돌아왔다.
그때처럼 될까?
그렇게만 되면 좋을 텐데
기다리다 지쳐
모대학 등록 마감날, 어쩔 수 없이 등록하고 나오는 길에서
하늘의 뭉게구름 타고 날아오르는 한통 화전화를 받았다.
그 초조함이 그 간절함이
세상의 행복 행운을 한꺼번에 가져다주었지
난, 그 아들놈 덕분에 바보 온달에서
장한 아버지로 다시 태어났지
황금 돼지해를 맞이한 올해 다시 태어나고 싶다.
멍청하니 실패 두둑한 투자자에서
지혜롭고 크게 원더풀 하게 성공한 투자자로
거듭 태어나고 싶다.
바보 온달에서
장하고 훌륭한 아버지가 되었던 그때처럼...
스티미언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