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마음이 편치 않다. 출근하기 전 엄마와 한바탕 했기 때문이다. 사실 엄마에 대한 일방적인 짜증이었다.
엄마는 퇴직 후 다 큰 아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셨다.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아들내미에 대한 우려와 걱정일 것이다. 그런 걱정과 관심이 고맙기는 하지만 이미 머리가 큰 아들은 그런 관심이 한편으로 부담스럽기만 했다.
"왜 이렇게 늦게 자니.", "살 좀 빼라.", "양치질은 했니?", "옷 좀 얌전하게 입고 다녀라."
자식을 위한 잔소리라는 걸 안다. 그래서 아들도 묵묵히 "네."라고 대답하며 넘겼지만 오늘 아침은 참지 못하고 터져버렸다. 출근하기 전 짜증 한 바가지를 쏟아내며 엄마의 작은 부탁도 무시해 버렸다.
“알았어. 그만하자.”
“그게 아니라...”
힘 없이 하는 엄마의 말에도 아들은 짜증을 낸 수 밖에 없었던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그 또한 짜증이었다.
출근길 버스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마음은 불편했다. 자명한 일이었다. 효자는 아니었지만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도 멀쩡할 정도로 미친놈은 아니었다. 오늘도 그저 “알았다”고, “네” 라고 대답했으면 됐을 일이었다.
회사에서도 일이 영 손에 잡히지 않았다. 친구에게 털어놔도 달라질 건 없었다. 안 좋았던 마음은 스스로에 대한 자책감이 됐다.
'내가 여유가 없어서 그런 걸까.'
역시 누군가에게 준 상처는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아들은 결심한 듯 잡히지 않는 일은 잠시 내려놓고 인터넷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길에 살 횟감을 찾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