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sochul님의 스파를 일부 임대받았다. 사양하고 싶었지만 이미 결정을 하신 듯해서 도망가진 않았다.
경황이 없어 잘 새겨듣진 못했다. 요는 자유롭기 위해 감량하겠다는 것이었다. 당분간 지금처럼 스파로 KR에 기여하지 못할 것 같아서 몇 사람에게 나누겠다는 거다.
스파 임차인이 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처음은 한창 네팔 대지진 출장기를 연재하기 시작했을 때 @clayop님이 툭 던지듯이 줬다. 어마어마한 파워였다. 풀보팅하면 7불 정도 찍혔던 것 같다. 두번째도 클레이옵님의 나름 잘게 쪼갠 파워를 임대받았지만 그 역시 내겐 큰 힘이었다. 이번엔 두번째보다 좀 더 많은 파워다.
'그냥 하시던대로 하시라'는 게 클레이옵 님의 유일한 임대 조건이었다. 하지만 무거운 의무감이 느껴진 건 어쩔 수 없었다. 적정 수준의 스파 비율이 어느정도인지 주변에 많이 물었고 그 선 안에서 항상 타인에게 보팅을 했다. 또 내 글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셀프 보팅에도, 적잖은 금액이 부끄럽지 않게 쓰려고 혼신을 다했다. 정말 기사보다 더 열심히 썼다.
클레이옵님이 모든 임대 스파를 회수해 갔을 때, 풀봇을 해 보니 0.3불 정도 찍혔다. 날아갈 듯한 해방감도 느꼈다. 100%일 때 풀봇하면 0.3불 정도. 쉬고 싶으면 한 동안 보팅도 쉬고, 어느날은 파워 비율이 한자릿수가 될 때까지 내 맘대로 하기도 했다. 내 글 쓰기도 더 자유로웠다.
클레이옵님은 그 때 뉴비들에게 힘을 줘서 커뮤니티 전체 스파를 키워 볼 생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이번에 소철님은 짐을 좀 내려놓기 위해서 맡아달라고 부탁하는 것 같다. 형님이 힘들다니까 동생이 좀 나눠 든다는 생각으로 스파를 받았다.
최근 논란이 된 사례들을 보면 자신이 가진 스파에 이렇게 책임감을 느끼는 분들이 또 있을까 싶다. 난 사실 스티밋에서 많은 걸 얻었지만, 크게 실망하고 존경하던 사람이 흑화돼 스티밋 인생의 막장을 걷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두 분에 관한 단 한 문장을 쓰기도 조심스러웠다.
스티밋 참 재미있다. 누군가에게 스파는 권리를 행사할 재산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책임이다. 그 동안 소모한 파워를 모으는 중이다. 스파와 함께 부담감이 차오른다.
덧. 지난 금요일부터 7일 흑백사진 챌린지를 하고 있다. 신문기자가 단 하루 쉬는 토요일은 스티밋에서도 예외없다는 마음으로 오늘이 2일차다. 근데 오늘 사진도 똑같을 것 같아서 고민이다. 어뷰징으로 오해 받아서 스티밋 세상의 온갖 다운봇들의 주목을 받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