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유난히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전날 비가 와서인가. 하늘도 공기도 바람도 차가웠지만 모든 것이 맑고 상쾌했다. 거기다 샛노란 은행잎이 함박눈처럼 떨어지는데 와... 정말 아름다웠다. 지각 임박 출근길만 아니였다면 한없이 보고 또 보고 싶었다. 이렇게 예술인데 사람들은 시선도 안준다.
반대로 여름날 시원한 그늘을 내려주고 펄럭거리며 부채질 해주던 풍성한 잎사귀의 플라터너스는 싱싱함을 잃고 썩어가는 듯한 아름답진 않은 모양새였다. 서리를 급하게 맞아 시커멓게 죽어가는 건가. 독특한 나무 기둥 무늬와는 잘 어울리..는 듯 안어울리는 듯.
나무들과 점점 멀어져서 공사장 길을 지나갔다. 커다란 스크류 기둥이 빙글빙글 돌며 땅을 뚫고 있었다. 나선형의 회전날을 따라 올라가던 흙덩이들이 십여 미터쯤 상공에서 부서져 떨어져내렸다. 그마저도 아름다워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