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곡을 만드는 데에 있어 고질적인 장애 둘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불가항력적 메이저 본능"과 "부점 중독"인데요,
이러한 고질병 때문에 남들은 잘만 만드는 슬픈 노래를 이상하리만치 만들지를 못합니다.
하나는 "Minor를 슬프게 연주할 수 없는 장애"인데요, 작곡을 처음 어깨너머로 배우던 당시 가장 많이 듣던 말이
"넌 왜 마이너 코드를 쳐도 다 메이저 코드 같냐?"라는 말이었습니다.
가령
"그대 오늘 나를 떠난다고 했다~" 와 같은 슬픈 곡조를 제가 부르면
"와이프가 오늘 친정에서 자고 온다고 했다~!" 와 같은 묘하게 신나는 곡이 되는 증상이라고 해야할까요?
다른 하나는 기존의 곡을 더욱 촌스럽게 만들어주는 부점의 과용입니다.
처음엔 단지 제가 셔플 덕후라서 그런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를 때나, 솔로연주를 할 때 일반적인 팔분음표 표현을 죄다 "땃다땃다" 로 연주하는 제자신을 발견하고 이를 고쳐 보려고 부단히 노력중이지만 아직까지 그 셔플 본능을 주체할 수가 없네요. 조선인의 세마치 장단이 뿌리깊게 박혀있기 때문일까요? 흠...
최근에 Bossanova 장르의 곡을 만들면서 더욱 저의 한계들에 직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Bossa라고 다 같은 Bossa가 아닌데 말이죠
간절히 소망하기로는 아래와 같은 우수에 젖은 보사를 연주하고 싶지만 저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리듬 자체가 뭔가 삼바춤을 추고 싶은 신나는 노래에 어울릴 듯 하지만 의외로 우울한 감성을 자극하는 곡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그저 만들수 없으니 꿈이라도 꿀 수 밖에요.
트럼펫 톤도 보컬 톤도 둘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Chris Botti & Sting 이 부릅니다 "la belle dame sans reg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