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뮤지션 소개] Chet Baker - 밤안개를 배회하는듯한 우울한 톤의 트럼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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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all in love too easily] Chet Baker with Russ Freeman

"재즈 트럼펫 레슨 선생님 구합니다."
작년 겨울 무작정 중고 트럼펫을 구매하고 레슨 선생님을 수소문 했습니다.
수많은 관악기 중에서 구지 트럼펫이어야 했던 이유는 바로 "Chet Baker의 말년(그리고 불행히도 죽음을 목전에 둔) 마지막 녹음된 라이브 앨범 "The Last Great Concert"의 안개낀 우수에 젖은 듯한 트럼펫 톤이 좀처럼 귓가를 떠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쉽지 않다고 익히 들어왔던 이 악기를 내가 끝까지 배울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뒤로 하고 중고 트럼펫의 이름을 "Chet"이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In your own sweet way - The Last Great Concert] - Chet Baker
"레슨 받으면서 특별한 목표가 있나요?"
첫번째 트럼펫 레슨을 시작하면서 선생님께서 물었습니다.
"말년 Chet Baker의 톤이요" 라고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대답하자 선생님께서는 조금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약에 절어있던 시절 불량배들에게 맞아 앞니가 부러진 이후 전성기와는 다른 바람빠지는 듯한 안개낀 톤은 트럼펫에 입문하는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권장할만한 롤 모델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재즈신을 주름잡던 훈남 트럼페터가 이가 부러져서 주유소 알바를 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했던 암울했던 시절을 지나 나이에 비해 너무나 폭삭 늙어버린 쳇 베이커의 우울했던 말년 그에게는 조곤조곤한 우울함이 제겐 좋았습니다


[I get along without you very well - The Last Great Concert] - Chet Baker
매년 5월 12일 오후 11시가 되면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립니다.
"5월 13일 Chet Baker 기일"
주위 사람들의 생일/기일만큼이나 제게 의미 깊은 날이기도 한 오늘...
힘들게 힘들게 이제는 꽤나 유약해진 Chet Baker의 목소리를 해마다 음미해봅니다.

I get along without you very well... The last Great concert 앨범에 담긴 그의 말년의 목소리 그리고 무척이나 그 목소리를 닮은 그의 트럼펫 톤이 무척이나 그리운 한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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