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라하 교환학생 @c1h입니다.
학기도 끝났고 여기 있을 날도 얼마 안 남아서 친구들 만나며 마지막 인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트램에서 우연히 인사한 물리학 박사과정 친구가 있습니다.
친해지게 된 계기도 참 웃긴데요...
체코 입국하고 1주일 정도 되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장을 보고 기숙사로 돌아가고 있던 중, 무거운 짐을 든 저와 친구들을 보고 한 외국인이 자리를 양보하는 겁니다.
우리는 괜찮다며 "We're okay"를 연발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괜찮아요" 였습니다.
음...?
한 3초 동안은 제가 못 알아들은 영어라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국어였습니다 ㅋㅋㅋ
체코에서 한국어 하는 외국인을 만난 게 신기했고, 저도 호기심이 생겨 계속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알고보니 이 친구는 작년에 한국에서 연구원으로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인의 생김새를 알아 보았고, 한국어로 대화의 물꼬를 튼 것입니다.
어디어디 가봤냐고 물어보니 부산, 통영 심지어 내장산까지 다녀왔다고 하네요.
내장산.....ㅋㅋ정말 예상치도 못한 답변이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저에게 정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친구였습니다.
트램에서 만났기 때문에 오래 대화는 못 나누고 연락처를 나눈 후 또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도 이 친구를 자주 만났는데요~
프라하 이곳저곳을 구경시켜주기도 하고, 같이 밥도 먹으며 좋은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와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습니다...ㅎㅎ
오늘은 일단 어제 보고 온 책 소개를 해야하기 때문에 잠시 미뤄두겠습니다.
이제 곧 제가 떠난다고 마지막 인사와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남아 친구 집엘 들리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자기가 북한에서 온 책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그것을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아래의 책입니다.
"7개국어 과학기술용어사전"이라는 책입니다.
도서관에서 처분하는 책을 얻어왔다고 하네요.
체코도 한 때 공산주의 체제였기 때문에 북한과의 교류가 잦았을 겁니다.
이 책도 그 시기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에서 공부했던 경험이 있고 책과 도서관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였기에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그냥 폐기처분 되어 영영 사라졌겠네요.
7개국어로 된 용어 사전은 찾아보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발간된 것이라 꽤나 신비로웠습니다.
북한에서 출판된 간행물을 직접 읽어보긴 처음입니다.
과학기술발전이 사회주의 국가 건설에 도움된다나...뭐 그런 내용입니다.
엄마한테 이런 책 읽었다고 자랑하니까
옛날 같았으면 한국 돌아와서 잡혀갔을 거라 말씀하시네요 ㅎㅎ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독일어 중국어 일본어 조선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용어에 대한 설명은 없고 그냥 한 단어를 7개 국어로 기록해 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책이 어떻게 쓰였을 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살면서 7개 국어나 가지고 과학 기술을 공부를 할 일이 있을까요...?
단순히 단어를 찾아보기 위한 목적은 너무 비효율적이기도 합니다.
책의 상태가 사람 손을 타지 않았고 깨끗한 걸 보면
거의 쓰이지 않았다고 판단되네요.
이 친구와 마지막을 기념하려 만났는데 주말에 근교 여행 가기로 했습니다 ㅋㅋ
같이 이야기 나누는 것이 재미있고 워낙 똑똑한 친구라 배울 점도 많아서 또 보는게 좋네요.
떠날 날이 다가오니까 아쉬워지는 게 많습니다.
마지막을 잘 기념해야 겠습니다!
.
.
.
.
.
.
이전 포스팅에서 다음 번에는 영화 관련 포스팅 한다 했는데...
생각보다 지체되고 있습니다 ㅠ
영화를 하나하나 새로 보면서 정리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네요.
그리고 프로젝트 하나 기획하고 있어서 좀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른 재미있는 것들이 많으니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