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생일을 앞두고 신랑이 선물 뭐 받고 싶냐고 물었다.
"미코노스에 여보와 함께 가고 싶어"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긴축재정의 시기이기 때문에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인솔자 시절에 두 번, 신랑과 다시 한 번 세 번 들렀던 산토리니.
이온음료 광고에 나오고 하얀 벽과 파란 지붕으로 청량한 지중해의
상징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피라와 이아, 두 마을이 가장 대표적인 관광 스팟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산토리니는 가는 수고로움과 기대에 비해서는
아쉬운 곳이라 생각한다. 대신 비슷한 인상의 미코노스가 훨씬 더 좋았다.
미코노스는 바다가 너무 예쁘고 마을의 풍경도 산토리니에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 3년 전 신랑과 처음 인솔자가 아닌 손님으로
크루즈 여행을 가기로 했을 때 일정에 미코노스가 아닌
산토리니가 있어서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 그랬던지 일로
들렀던 두 번의 기억보다 즐거웠다. 사진도 역시 잘 나오고.
10월 이었는데 날씨가 아주 쨍쨍했다. 얇은 원피스를 입은 나는 괜찮았는데
더위를 많이 타는 신랑은 땀을 뻘뻘 흘렸다.
대학시절 캠핑하며 유럽일대를 여행다녔던 신랑이지만
산토리니는 처음 와봐서 매우 신나있었다. 그대가 좋으니 나도 좋다.
어디로 여행가도 렌트카 여행을 좋아하는 신랑은 항상 운전때문에 음주에
제약이 있는데 크루즈 여행은 그럴 걱정이 없어서 아침 나절부터 맥주를
한 잔씩 마셨다. 그래서 이 주간의 여행기간동안 신랑은 5킬로가 쪘다.
피라입구에서도 한 잔하고 이아 마을 꼭대기에서도 더워서 식사에 곁들여
맥주를 마셨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다와 맥주가 잘 어울린다.
신랑도 시험 준비로 바빴고 나도 개업초기라
정신없었는데 오래간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함께 즐겼었다.
우리끼리 함께한 사진을 남기기 위해 부지런히 셀카를 찍었다.
당시엔 좀 귀찮기도 했는데 남겨진 사진을 보니 좋다.
5-6년 전에 왔을 때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았는데 이 때는 중국인
관광객이 정말 엄청 많았다. 웨딩촬영도 많고.
우리도 웨딩촬영 컨셉으로 찍어보자며 사진을 남겼다. 후후.
그래도 신랑과 함께 산토리니 와인을 한가득 사서 크루즈로 돌아가며
동키로드를 걸으며 잊지못할 즐거운 추억도 만들었다.
그 곳이 어디라도 우리가 함께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