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면시간이 조금 뒤틀렸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팟캐스트로 오래전 김혜리 기자님의 영화이야기를 듣는다.
어제는 오래된 한국 영화인 기쁜 우리 젊은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의 내용은 역시 87년 즈음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녹아든
남성 중심의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그려져 있는 듯 했지만
김혜리 기자님의 남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주석이 인상 깊었다.
사랑이란게 정말 위대해질 수도 있고 별 것 아닌 것도 될 수 있지만
사랑이 위대하다고 믿고 실제로 그 사랑을 위대하게 만들어가는
캐릭터예요. 실제로 삶의 다른 부분들도 다 마찬가지 아닐까요.
오늘은 9년 전 숙취에 깨어난 토요일 아침 노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던 날이다. 오늘도 일어나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아가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러 가서 장미향이 가득한 공원을 쏘다니다,
개양비귀 꽃밭을 가로질러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시간은 이제 제법 덥다.
위대한 내가, 위대한 우리가 될 수 있도록 믿고 내가 만들어 가야지.
아름다운 이 계절에 계절에 맞는 꽃을 보고, 만지고
향을 맡고 나에게 맞는 옷을 입고 재미있게 지내야겠다.
비에 떨어진 불두화 꽃잎 냄새를 맡는 홍이 모습도 너무너무 귀엽다.
천천히 함께 그늘진 숲을 찾아서 제법 걸었던 오늘.
계속 걸어가자. 우리.
위대한 우리.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