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이틀간 무섭게 쏟아졌다. 지난 새벽에는 천둥소리에 놀라서 깼다.
호다닥 달려와서 낑낑거리는 아가들 다독이다 다시 잠들었다.
오늘까지 쭈욱 온다는데 다른 것보다 아가들 산책이 걱정이다.
며칠 전 친구네 작업실에 청이 홍이와 놀러갔다. 마요도 만나고
세마리 가득 안고는 신난 친구는 빨리 자기 찍어달라면서
너무 행복해했다. 결혼 전에는 언니 강아지
두마리, 청이 홍이 두마리 총 네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살았어서 나는 다견에 대한 로망이 없다.
돌아서면 밥 먹이고, 씻기고, 뒤치닥거리를
하는 일들의 연속일뿐.하긴 근데 겪어봐야아는거니까.
결혼하고 싶어하는 친구에게
결혼은 꼭 해야하는 것 같지는 않아라는
나의 말이 배부른 소리로 들리듯.
마요도 전에 몇 번 같이 만나고 해서 별 생각없이 작업실에 갔는데
둘 다 다리 수술 후에 성격이 예민해져서인지 마요에게
엄청 예민하게 굴었다. 가뜩이나 마요는 겁이 많은데 아가들이
너무 괴롭힌건 아닌가 싶어 미안하다.
아주 제 집처럼 내 품에 안겨 하품하는 청이.
어이없는 것들. 나는 남에게 폐끼치는거 참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항상
아가들이 짖으면 불안하고 불편한데 아가들이 짖어서 좋았던 적이 있다.
말로는 아휴 왜 자꾸 짖어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짖어
그래 짖어 했던 기억이. 크크
이쁜 마요. 요즘 털까지 뿜뿜이라서 더 귀엽다. 청이 홍이가 요란스럽게
굴어서 미안해.다음에는 언니랑 오붓하게 만나자.
최근에 김혜리 기자님이 라디오에서 했던 영화 이야기를
팟캐스트로 다시 듣고 있는데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란 영화 이야기가
자꾸 마음에 남는다. 나도 모라토리움기인 것 같다.
어떤 계기로 내 인생의 다음 마디로 나아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