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토리움

burico(45)
Published in
#kr-pet
Words
200
Reading
1 min
Listen
Play
8y

비가 이틀간 무섭게 쏟아졌다. 지난 새벽에는 천둥소리에 놀라서 깼다. 

호다닥 달려와서 낑낑거리는 아가들 다독이다 다시 잠들었다. 

오늘까지 쭈욱 온다는데 다른 것보다 아가들 산책이 걱정이다. 

며칠 전 친구네 작업실에 청이 홍이와 놀러갔다. 마요도 만나고 

세마리 가득 안고는 신난 친구는 빨리 자기 찍어달라면서 

너무 행복해했다. 결혼 전에는 언니 강아지 

두마리, 청이 홍이 두마리 총 네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살았어서 나는 다견에 대한 로망이 없다. 

돌아서면 밥 먹이고, 씻기고, 뒤치닥거리를 

하는 일들의 연속일뿐.하긴 근데 겪어봐야아는거니까. 

결혼하고 싶어하는 친구에게 

결혼은 꼭 해야하는 것 같지는 않아라는 

나의 말이 배부른 소리로 들리듯.

마요도 전에 몇 번 같이 만나고 해서 별 생각없이 작업실에 갔는데 

둘 다 다리 수술 후에 성격이 예민해져서인지 마요에게 

엄청 예민하게 굴었다. 가뜩이나 마요는 겁이 많은데 아가들이

너무 괴롭힌건 아닌가 싶어 미안하다. 

아주 제 집처럼 내 품에 안겨 하품하는 청이.

어이없는 것들. 나는 남에게 폐끼치는거 참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항상 

아가들이 짖으면 불안하고 불편한데 아가들이 짖어서 좋았던 적이 있다. 

말로는 아휴 왜 자꾸 짖어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짖어

그래 짖어 했던 기억이. 크크 

이쁜 마요. 요즘 털까지 뿜뿜이라서 더 귀엽다. 청이 홍이가 요란스럽게 

굴어서 미안해.다음에는 언니랑 오붓하게 만나자. 

최근에 김혜리 기자님이 라디오에서 했던 영화 이야기를 

팟캐스트로 다시 듣고 있는데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란 영화 이야기가 

자꾸 마음에 남는다. 나도 모라토리움기인 것 같다. 

어떤 계기로 내 인생의 다음 마디로 나아가게 될까. 

모라토리움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