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거미는 그냥 기다리지 않는다.
거미가 좋아하는 먹이 중에는 나방도 있다.
나방이 펄럭펄럭 날아다니다가 거미줄에 철컥! 걸리면
어느새 거미가 와서 돌돌돌돌 감아 써걱써걱 먹기 시작한다.
그러나
어떤 거미는 걸릴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리다가 날 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미는 진화했다.
더 적극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로 한 것이다.
바로 나방들의 성페로몬과 흡사한 화학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거미줄 주위의 공중에 뿌려버린다.
그럼 수나방들이 암나방인 줄 알고 떼로 모여든다.
그러면 거미는 한 마리씩 우걱우걱 먹는다.
수나방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한심한일이다.
여자를 만나는 줄 알고 왔다가
졸지에 먹이가 되어비린 것이다.
정보가 너무 많다.
참인지 아닌지는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남들하는 것 보고,
책을 읽고,
후기를 보고,
단톡방에도 들어가고,
나름 일가견이 있는 사람을 경청하고,
결국은 내가 결정한다.
즐거움도 내가 하고,
후회도 내가 한다.
거미가 뿌린 페로몬을 맡고
생각이 마비되어 빨려들어가면
암컷과 잠자리를 하는 줄 알고 한 껏 고양되었던 가슴에
아차! 아...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뿌리칠 수가 없는 것이다.
페로몬의 강력함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강력함이 있다.
수익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없다.
수익을 내고싶어 끝없이 몰두한다.
더 좀 더 쾌적한 삶이 삶의 이유가 될 수 없다.
덜 쾌적한 것을 참을 수가 없다.
정말 이건 아닌데
딱 이번만이다.
단순하고 명쾌하게 살고 싶은데,
실상은 짬뽕같다. 어지럽다.
그렇게 오늘도 거미줄에 걸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