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년차 레고인 브라이언입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보고 있자니 문득 지난해 급하게 했던 작업이 떠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작업이었지만 지금 시점에 스티미언 여러분과 함께 보면 더 좋을 것 같아 사진첩을 열었습니다.
지난해 6월 초쯤 평소 인연이 있는 주간경향 편집장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창간 25주년 기념호를 제작 중인데 레고로 표지 작업을 해줄 수 있겠느냐는 의뢰였죠. 그때가 아마 마감 3일 전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에 다른 레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시간을 쪼개 쓰고 있던 터라 무리가 많이 따르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25주년 기념호에 제 작품이 쓰인다는 의미에 끌려 수락을 하고 바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우선 정해진 커버스토리 콘셉트에 맞게 우리나라를 레고로 구현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한반도가 잘 보이는 위성 사진을 찾아서 출력을 했습니다. 바닥에 까는 Base Plate의 개수 만큼 사진 위에 선을 그어 구획 정리를 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대충 이 정도만 준비하고 바로 브릭을 꽂기 시작했습니다.
2X4 브릭으로 우리나라의 형태 대로 가늠해 가면서 외곽선을 먼저 꽂아 줍니다. 그런 다음 테두리 안쪽을 같은 색상의 레고로 채웁니다. 2X4 브릭만 사용하면 어쩔 수 없이 중간중간 구멍이 나타나게 되는데 여기는 그 크기에 맞는 브릭을 꽂아 메웁니다.
주간경향 창간 25주년 기념호의 커버스토리 주제는 <지방, 또 하나의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역설적인 표현이 더 나을 것 같아 수도권 주변만 건물을 밀집시켜 표현하고 지방은 최대한 황량한 분위기로 만들었습니다.
초록색 브릭 위에 모래색 플레이트를 깔아 황량한 이미지를 만들고 짙은 모래색 플레이트를 겹쳐서 입체감을 줬습니다.
도시를 의미하는 건물들은 다른 프로젝트를 할 때 사용했던 창작품들입니다. 아마 이 작품들이 없었다면 기한 내에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겁니다.
다행히 시간 내에 마무리를 할 수 있어서 주간경향 25주년 기념호 커버에 제 작품이 실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치우기가 귀찮아서 한동안 저렇게 두고 전시 겸 방치를 했습니다. 항상 정리가 문제예요. 지금도 작업실은 엉망진창이죠.
그러다 그때 무슨 생각이었는지 뭔가 더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냥 치우기는 아깝고 주변에 레일을 깔고 돌려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몇몇 지인들이랑 레일을 깔고 우리나라를 동에서 서로 횡단하는 철교도 놓고 그 위에 레고 기차를 올렸습니다. 그땐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 뭔가 찌르르하네요. 만드는 김에 북한 지역까지 표현을 해볼 걸 그랬다는 아쉬움도 있고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에 대한 이야기도 있던데 그 의미를 담을 수 있는 형태로 다시 작업을 해봐야겠습니다. 당연히 한반도 전체를 표현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