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 유감...

bookkeeper(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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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다시 한 주의 시작입니다. bookkeeper 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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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둘째 아이가 몸이 안좋아보여, 마닐라에 새로 단장해서 오픈한 찜질방에 온 가족이 갔습니다. 라면과 찐계란을 먹으며 기분좋게 시간을 보내다가, 이내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딱 봐도 60이 다 되어 보이는 한국 아저씨 세명이, 열여덟 열아홉? 아무리 많이 봐줘도 스물 다섯도 안되어 보이는 필리핀 어린 여자 아이들을 끼고 들어오더니ㅑ, 사람들이 보든 말든, 찜질방 안에서 더듬고 물고 빨고...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큰 아이가 볼까봐 아예 그 방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가, 너무너무 화가 나서 직원들한테 가서 공공 장소에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저들을 고발했습니다. 분노에 휩싸여서...

단지 그러고 있는 행태 때문은 아니었어요. 젊은애들이, 아니 나이가 들었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관계의 그들이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고 공공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솟구치는 욕정을 어찌할 수 없이, 줄줄 샌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므로 그냥 에라~ 엿먹어라... 이러고 자리만 피하면 되는 일입니다.

필리핀에는 97프로의 극빈층과, 2프로의 나름 중산층, 그리고 1프로의 부자들이 살고 있고, 그 1프로의 부자들에 의해 나라가 굴러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나, 10년동안 살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이니 대충 그러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 극빈층들이 남의 집에서 보모일을 하고 메이드 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받는 월급은 20만원 정도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그래도 외국인이, 서양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인건비가 높은 편이라, 최고 40만원 까지도 받지만, 보통은 30만원 선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기까지 돌보면서 일을 하고 받는 월급입니다. 그래도 이런 아이들은 열심히 일해서 그만큼이라도 받으면서 동생들 학비도 대고 생활비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도 이해합니다. 죽어라 일해봐야 인생은 나아지지도 않고, 나아질 기미도 안 보이며, 나아질 수도 없습니다. 그런 어린 아이들이 가끔 보는 것은, 외국인들 맘에 들어 그들의 아내가 되어, 팔자 고친 그들의 동족들입니다. 실제로 제가 사는 콘도에는, 서양 사람들이 대부분인 경우이나, 어린 필리피노들이 나이 많은, 혹은 심지어 젊은 외국인들과 동거하며 아이까지 낳고, 그들이 상상도 못한 삶을 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가난에 허덕이지 않고, 좋은 환경에서, ‘그들’의 아내가 되고 동거인이 되어, 잘 사는 그녀들을 보며 꿈을 꾸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그런 선택을 하고 성실하게 본인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축복입니다. 물론 그들 중에서도, 정상적인 남녀 관계로 만나 가정을 이룬 이들도 있습니다.(그들 모두를 싸잡아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제가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그런 불쌍한 아이들의 꿈을 이용하는 못된 외국인 들입니다. 한국 사람들입니다. 그것도, 그 아이들을 거둘 생각도 없으면서, 단순히 그녀들을 이용해 본인의 욕망을 채우고자 이곳에 와서 그녀들을 기만하고 욕보이는 한국 남자들입니다.

예전에 우리 큰 딸아이가 4살인가, 필리핀에 온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이곳의 아름다운 해변들을 여행하는 데에 열이 올라 있을 때에, 필리핀의 한 섬을 여행했던 날, 저희 가족이 묵고 있던 리조트에, 20명 정도 되는 한국인 골프 부대가 같은 수의 필리피노 여자아이들, 네 맞습니다. 여자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들과 짝을 지어 밥을 먹고 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가이드 정도로보이는 한국사람에게 저들은 누구이며, 어찌하여 필리핀 여자아이들과 짝을 이루어 밥을 먹고 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그 가이드는 손을 내저으며 저의 물음에 답변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여행하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이해합니다. 유부녀? 유부남? 네 이해 합니다. 사람의 감정이란 열 길 물 속과 같아서 알 수 없는 감정이 튀어나와 그럴 수 있습니다. 여기 어린 아이들... 어찌해도 비루한 삶을 승급시킬 수 없는 그들의 고뇌를 이해합니다. 그러려고 그러는게 아니라 그거 말고는 방법이 없어 그리로 눈 돌리는 아이들, 이해 합니다. 그러다가 사랑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상대가 나이가 극단적으로 많아도 사랑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은, 내 나라가 아니라고, 아무도 모른다고, 자기 자신을 속이고 기만하며, 힘없는 자들을 농락하는 외국인들입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야 그러든 말든 신경 안씁니다. 나는 한국 사람이니, 한국 사람들이 신경 쓰입니다. 그리고 부끄럽습니다. 그들은, 누구든 상관 없습니다. 그저 잠시 와서 데리고 놀 상대만 찾습니다. 그리고 그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그들의 삶을 건, 어린 필리피노들을 농락합니다. 가끔은 그런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들을 사랑해서 여기서 현지처를 삼고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일말의 책임감을 가진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와서 행하고, 결과물에 무책임하며, 그들 본연의 삶으로 아무런 죄책감 없이 돌아갑니다. 그러고는 마치 성실한 대한민국의 국민인양 살아갑니다. 남겨진 아이들은 그들의 아이를 낳고, 그전과 다름없는 비루한 삶을 영위합니다.

찜질방에서 본 그 사람들이 그 어린 여자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녀들을 그들의 삶에 들여놓고자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예의는커녕,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리하여 그들도 그녀들도 disgusting 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아는 여기 사는 한 유부남은, 술만 쳐먹으면 나가서 필리피노 매춘부를 찾아다닙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아무도 말을 안하니까 아무도 모르는 줄 알고 그러고 다닙니다. 쉬워서 그렇습니다. 한국이면 어려워서 못할 짓을 여기서는 쉬워서 그렇습니다. 절대 쉬워서는 안되는 사람의 마음을, 본인의 근성이 싸구려라 그렇습니다. 그러한 그의 ‘쉬운’ 역겨움이 밀려옵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그들의 모든 것을 이용하면서, 그녀들의 치부를 이용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치부는 덮습니다. 덮어지는게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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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필리핀에는 Kopino 라는 또다른 민족이 있습니다. Korean Filipino를 합친 말입니다. 서로 사랑하여 같이 가정을 이루어 Kopino아이들을 생산한 건강한 가정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흐르는 피만 한국인인, 극빈층의 코피노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교회 봉사활동 중에도 코피노 봉사활동이 있을 정도로, 많은 한국인 아버지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이 비참한 삶을 살아갑니다. 일반인들이 도와주고 책임지기엔 너무도 많습니다. 절대적으로, 공식적인 도움이 필요한, 그런 ‘사랑스런’ 아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3세계 국가로 봉사를 오십니다. 필리핀으로 봉사를 오셨다가 코피노들을 보신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몸 속에는 누군지도 모르는 한국 아버지의 피가 흐르는, 겉은 필리피노인 아이들이, 한국인이 되지 못하고, 필리핀에서 또다른 종족이 되어 가난에 찌들어 살아갑니다.

오늘은 유난히 마음이 짠해서, 우리집에서 일하는 헬퍼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나의 친절도, 냄새나는 그 남자들의 자기기만의 다른 모습이 아닐지...

저의 이웃 중 한 분이 항상, 글을 쓰다가 끝을 어떻게 내야할지 몰라 난감해 하시는데, 오늘은 저 또한 그렇네요. 그냥... 끝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