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 않는 그대에게
[독서모임원들의 초상권을 위해 저를 제외한 모든 분들 블러처리했습니다]
책, 읽기는 해야겠고 펼치면 졸리는 그것. 매해 1월 1일에 가장 많이 하는 다짐이지만 지키지 못하는 것이 바로 금연과 책 읽기입니다. 얼마 전, 아침 프로그램를 봤는데 부모들이 아이가 책을 읽지 않는다고 많이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것을 보고 저는 속으로 '읽으라고 말하기 전에 본인들이 읽는 모습을 보여줘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상담해주는 독서 전문가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모가 책을 먼저 읽으면 아이가 따라서 읽습니다. 비로소 함께 읽으며 아이의 책 습관이 형성 되는거죠.
중요한 것은 여기서 '함께' 읽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책 습관을 만드는데 가장 좋은 것은 '함께 읽는 것'
저는 몇 년 전부터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은 습관이다'라는 모임입니다. 시즌제로 운영 중이고, 4개월이 한 시즌의 사이클입니다. 지금은 8명의 멤버와 매달 수요일 저녁에 만나 책을 읽고 있어요.
철학서, 인문서, 소설 등 다양한 책을 읽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만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이스 등, 대형 서점 웹사이트 이미지 사용]
나름 오랜시간 독서모임을 해보고, 현재 클럽장으로 이끌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독서모임의 장점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01. 적어도 한 달에 한 권은 읽게 된다.
저희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진행합니다. 주변 친구들은 보통 한 달에 한 번 모인다고 하면 이런 반응입니다.
에? 한 달에 한 번이면 너무 안 모이는거 아냐?
근데 독서모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단 매주 보는 것은 너무 빈도수가 많고, 2주 마다 보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1~2주 만에 한 권을 책을 다 읽고 소화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죠.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년에 일반 성인 평균 0.8권을 읽는다고 합니다. 독서모임 꾸준히 하면 한 달에 12권은 읽게 되니 거의 13~14배 독서량이 늘어난다고 할 수 있죠.
02. 순수한 사람들이 많다.
제가 운영하는 독서모임은 진행시간이 저녁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입니다. 보통 자신의 일을 마치고 퇴근 후에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일 끝나고 힘들어 죽겠는데, 몸을 이끌고 오는 일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정말 책을 좋아하시거나, 책을 진짜 자주 읽어보겠다고 마음 먹은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서브 타이틀에 '순수한 사람들이 많다'고 써놓은 이유는 순수하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이야기 해보면 행동이나 생각이 굉장히 순수한 분들이 많았어요. (이건 너무 개취인가요? ㅎㅎㅎ)
03. 책이 조금씩 내 삶에 들어온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독서모임을 하면서 책과 조금 더 가까워 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책이 삶에 더 깊이 들어 올 거예요. 어느새 정들어서 집 밖을 나갈 때, 책을 챙겨나가지 않으면 뭔가 불편함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04.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한 번은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책을 독서모임에서 읽은 적 있어요. 인도 의사가 자기가 일을 하면서 마주했던 환자들을 보고 느낀 점을 쓴 책이죠. 책에 자살/존엄사/안락사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번은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적 있는지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는 정말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꽤 많은 분들이 손을 들었고, 그때 자신의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들을 수 있었어요. 10명이 독서모임을 한다고 했을 때, 다 같은 책을 읽지만 느끼는 것이 전부 다 다릅니다. 그리고 그 느낀점을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말을 하기 때문에 굉장히 깊이 있고 진실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모임에는 정말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직장인, 교사, 스타트업, 의사, 마케터, 1인 기업가 등, 겹치는 직업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한 번은 제가 몸이 많이 피로해서 안색이 안 좋았는데, 동갑내기 한의사 분이 갑자기 맥을 짚어주시더니 집으로 한약재를 보내주셨어요....허허
감동의 쓰나미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렇듯 단순히 책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독서모임 입니다. 책 읽어야 하는데 혼자서는 잘 읽히지 않고 어려움을 겪는 분이 계신다면 독서모임 한 번 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