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작가님은..최고다..반박 안 받는다
책 나온다는 거 듣고 신나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오자마자 바로 주문했다. 소설이 두 편이 나와있는데 앞의 소설은 재작년에 김유정 문학상 타셨던 웃는 남자였다. 이미 집에 있는거고 많이 읽었지만 또 읽었다. 또 읽어도 좋았다. 웃는 남자로 작년 한지 시간에 발표했던 게 생각났다. 세운상가 재개발로 인해 알아보는 도시 재개발의 유형과 문제점이었는데 웃는 남자 책을 들고 이 책에서 세운상가를 알게되었다고 말했었다. 문제점을 말할때는 책에 나오는 여소녀의 말을 직접 낭독했었다. 그 때 세운상가에 대해서 조사하고 알아볼 때 그 세운 상가 주변 일대에 주상복합센터를 세우고 호텔을 세우고 한다는 계획이 있다는 걸 알게 됐었는데 프로젝트 이름이 재개발과는 다르다면서, 도시재생프로젝트라고 하길래 그럼 그 주변에 있는 집들을 없애지 않고서 그런 건물들을 짓겠다는 건가.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하고 생각하긴 했는데 내가 조사할 건 세운상가였으니까 그냥 넘어갔었다. 그리고 지금 을지로의 많은 가게들, 몇십년을 그 자리에 있어온 가게들을 전면철거하는 문제로 많은 상인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얼마전 이런 기사를 보고 아, 그때 내가 본 그거구나, 하고 생각했다. 시장이 일단 중지하고 대책을 찾겠다고 하긴 했는데.. 잘 모르겠다. 근데 서울은 수학여행때밖에 안 가봤고 서울 지리며 지명도 하나도 모르는 내가 그 쪽의 재개발이라던가 세운상가의 현재 모습을 알게 된 것은 황정은 작가님의 글을 읽고 관심이 생겨서이다. 남들 앞에서 그 주제로 발표하게 된 것도. 막 감동스러운 문장을 적으려는 건 아니고, 이런게 글의 힘인가 싶다. 그 글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지금 을지로 재개발에 대해 아무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테니까. 하는지도 몰랐을테니까. 그래서 글이라는 게, 책이라는 게 참 많이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구나 싶다. 그래서 더욱 더 조심해서 써야하는 걸테고. 되게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웃는 남자는, 아니 이 책에서는 d 라고 나오니까 d는 상가가 막 중점이 되는 이야기로는 느껴지지 않았고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님 인터뷰를 보니까 실제로 그게 맞기도 했고. 좋은 글이었다. 작년에 이 글을 처음 읽었을 때도 느꼈지만. d의 후반부에는 세월호 시위에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그때는 읽으면서 약간.. 갑자기?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은데 물론 좋았다. 작가님도 세월호에 많은 영향을 받고 글을 쓰지 못하시다가 쓴 글이라 하셨고. 그때는 그렇구나, 하고 가슴이 울컥거리고 말았는데, 이 소설집의 두 번째 소설,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에는 정말 울컥거리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정말로 실재했던 사건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놨고, 사회의 문제점들도 모두 사실적으로, 하지만 작가님의 글로 그것들이 너무 잘 표현되어있다. 엄청 긴 단체 이름이 나왔는데 그게 실제로 있는 단체인가 싶어서 인터넷에 쳐봤다. 진짜 있는 단체였다.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를 읽고 작가님이 조금 변하셨구나 느꼈다. 안 좋은 방향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고 그간의 작품들이랑은 조금 달랐다. 정말로 존재했던 사건들, 그것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놓는 것에서 온갖 정치적 문제들, 사회적 문제들까지 사실적으로 다 그려넣으셨다. 원래 황정은 작가님의 글들은 사실 메타포가 강했고 표현이라든가 그런게 굉장히 시적이라고 해야하나 문학적이었다. 그리고 그 표현들이 정말 좋았고. 물론 이 글에서도 작가님의 그 표현들이 당연히 있었지만 예전 작품들은 소설 한편의 전체가 그랬다고 치면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는 그렇지는 않았다. 너무나 가슴아픈 실제 이야기들이 많아서. 그래서 작가님이 조금 변하셨구나, 했다. 그게 단순히 문체가 변했다, 이런 것이 아니라 작가님의 생각? 그게 뭐든, 글을 통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든가, 아니면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라 그냥 쓸 수 밖에 없었던 거든가, 어쨌든 작가님의 안에서 무언가가 조금 달라진 것 같기는 하다. 그리고 나는 이번 작품도 정말 좋았기 때문에 다 좋다. 웃는 남자를 봤을 때부터 좀 느꼈던 것이다. 그때부터 작가님은 아마 안에서 뭔가 달라졌다거나 상실했다거나 아니면 일어났다거나 아무튼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처음 읽은 황정은 작가님의 책은 계속해보겠습니다였다. 그 책을 읽고 황정은 작가님의 글을 쓰는 방식의 모든 것을 너무 사랑하게 되서, 그 전작들, 나중에 나오는 작품들까지 다 읽어봤다. 그리고 아마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와 계속해보겠습니다를 비교해보면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작가님한테도 어떤 차이가 생기셨을테니까. 나는 물론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그 감정들을 기억하고, 그 글의 방식을, 황정은 작가님의 표현을 너무 사랑하고 앞으로도 사랑할 것이지만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와 같은 작품만 계속해서 나온다면 잘 모르겠다. 물론 너무 좋은 작품이지만 너무나 많은 문제들을 그 하나의 글 안에 다 쑤셔넣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름다움을 사랑하지만, 써야 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것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일테니까. 그래서 나는 이번 책도 옛날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감명 깊게 보았다. 정말로 많이 감명깊게 한 문장 한 문장을 꼭꼭 씹고 다시 되새기면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