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울 사는 외계인들

boeun(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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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세상에 폭력적인 상황은 왜 이렇게 많을까. 그런 상황들이 너무 많아서 이제 사람들은 점차 무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끝까지 싸우는 사람들도 있겠지.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폭력적인 상황에 내던져진 청소년들의 이야기만 보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내가 청소년이라서 그런 걸수도 있고 나또한 겪어봐서, 지금도 겪고있어서 그런 걸수도 있지. 사실은 겁이 난다. 나는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성인이 된다. 더 이상 청소년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평생을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갈까봐. 모든 것이 변해도 그때의 우울함에서 벗어나지 못할까봐.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굉장히 많고. 그래서 어릴 때 가해지는 폭력은 아주아주 오랜 시간을 그 사람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다들 알았으면 좋겠다. 어쩌면 평생을. 그래서 아픈 청소년들을 보면 눈을 돌리지를 못하겠다. 이 책의 주인공인 사우도 아주 폭력적인 상황에 처해있었고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찔레꽃 씨와 그 가족들을 만나서 많이 좋아졌다 할지라도 아마 그 기억들은 평생 사우를 놔주지 않을 것이다. 그건 어쩔 수 없다. 그 기억들을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좋은 사람들 덕분에 그래도 조금은 덜 아프게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상처를 덧나지 않게 하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청소년소설처럼 쉽게 좋은 사람을 만나도록 해주는 게 아니지. 그래서 어렵다. 힘들고. 나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피해자들만 힘들어서. 처벌받지 않는 가해자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항상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아직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내가 가해자들을 처벌받게 할 수 있는 직접적인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없애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진 것도 아니고, 나의 힘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할 수 있는 건 피해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침묵하지 않고, 연대하고,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알게 된다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 그것이 댓글이든 알티든 국민청원이든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 피해자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힘을 실어주는 것. 이 정도는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정도는 해야한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겼을 때 그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린다고 해서 자신이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저 체념하고 알리지 않는 쪽을 선택하지 못하게. 우리 모두가 연대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다들 할 수 있다.
또 마음이 아팠던 건 새롬이였다. 새롬이의 집도 한숨밖에 안나오는 상황이고, 가출했고, 전남친은 헤어지자는 말을 못 받아들이고 욕하면서 문을 두드리고.. 이 책에서는 새롬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될까. 사실은 모두가 대충 예측할 지도 모른다. 전남친이 찾아와서 폭행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출한 여고생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대충 안다. 그래서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언제나 이런 현실이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이런 현실이 언제나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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