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주의) 새해를 맞아 주저리 주저리~

black63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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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혼까지 끌어모았던 가챠를 새하얗게 불태우고 재만 남은 black6359@black6359 입니다 다들 행복한 2018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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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월 1일 0시 1분의 메인 이벤트(?) 인 안부문자/카톡 돌리기를 하다가 꽤나 쓸쓸한 생각들이 많이 들었네요

주소록에 등록된 친구 수는 넘쳐나는데.. 카톡에 등록된 친구 수는 그보다 더 많은데.. 그중에 마음 놓고 새해 안부를 물을 사람은 왜이렇게 꼭꼭 숨어있는 걸까요

물론 ㅇㅇ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기는 무척 쉽고 단톡방에서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 하는 말을 던지기는 더 쉽지만

오늘밤은 누군가와 이야기가 하고 싶은 마음에 주소록을 뒤적여 보다가

한번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 만난건지 알 수가 없는 사람의 이름이 나와서 뒤로 넘기고

가끔은 아 얘한테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해도 되는건가, 나랑은 별로 접점도 없었던 애인데 내가 누군지 기억은 하고 있으려나 하는 생각에 뒤로 넘기고

점점 더 올라가서 고등학교,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선후배들의 이름이 나올 때에는 내가 선배 문자를 받기를 꺼려하는 것처럼 이 아이들도 내 문자를 꺼리겠구나 하는 생각에 연락처를 뒤로 넘기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름만 보아도 저절로 떠오르는 그 때 그 시절의 기억들로 입가에 웃음이 맺히기도 하고 질리지도 않고 생산했던 흑역사가 생각나 민망해지기도 하고 아직껏 버리지 못한 이름 석 자 담긴 연락쳐가 눈에 밟혀 괜스레 머리를 긁기도 하다가

이 기억들이 나 혼자만의 기억으로 남다가 끝끝내 지난 봄날의 벚꽃들이 그러하듯이 스러져 갈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러서는

내일 날이 밝으면 뭐라도 좋으니 오랜만에 인사를 건네봐야겠다 하는 생각을 가슴에 안고 잠자리에 들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낯설게만 느껴지지가 않는 것은

아마 작년 오늘에도 굳은 결심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고
그 작년의 오늘에는 끝끝내 전송을 누르지 못했기 때문이고
그보다 작년의 오늘에는 굳이 인사를 건네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이 통했던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작년에는 이것보다 생생한 기억이 떠올랐던것도 같습니다. 기억을 하지 못한건지도 기억하지 못하게 잊혀져버힌 추억들도 있겠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내일은 내일의 생생한 기억들이 더해져가야 하는 법이고,
지금은 바로 지금 옆에 있는 친구들과 하루하루를 헤쳐나가기 바쁜 것을.

결심은 조금씩 닳아 가고 추억도 점점 빛이 바래 갑니다
하지만 그것이 내 마음 속에 있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이렇게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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