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막연하게 맴돌던 생각이 어느 순간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는 경험.
어느 날 나는 우리의 시선이 대부분 특정한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시선’이라는 것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시선을 다룬다는 것은 어떤 종류의 ‘보는 방식'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 ‘보는 방식’은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선택하거나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보는 방식은 권력의 문제가 됩니다. 권력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다르게 보는 방식에 대해서는 강요와 억압 그리고 폭력이 가해집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보는 방식 자신도 자기 폭력 속에 무너지고 맙니다.
‘코기토 인터룹투스(Cogito Interupptus)’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아무런 논리적 연관도 없어 보이는 여러 가지 사실들을 함께 연결시켜 생각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논리라는 이름아래서는 아무런 논리적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실들을 서로 연결시켜 생각하는 태도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비논리적인 사고로 비판받습니다.
그런데 그 논리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그 논리라는 것이 항상 성립할까요? 항상 옳은가요? 어떤 경우에는 아무런 논리적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다른 의미에서 연관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여기서 내가 문제 삼는 것은 바로 언제나 특정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우리의 시선입니다. 그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보았더니 시선이 시작되는 곳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었습니다.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을. 다르게 보면 특정한 시선 너머를 응시할 수 있다는 것을. 시선을 돌려 다르게 보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