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했던 작품이나 제작했던 작품 세계에서 실망을 했던 기억은 크게 없다.
‘E.T.’로 시작됐던 인연은 ‘태양의 제국’, ‘미지와의 조우’, ‘죠스’, ‘쉰들러 리스트’, ‘쥬라기공원’,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전쟁’ 에 이르기까지 공간으로의 확장, 공포로의 확장, 유전자 기반 생물학적 과거로의 확장, 돌이킬 수 없는 역사 고찰로의 확장, 문제 제기를 통한 미래 사회로의 확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 장르를 통해 그 연출력과 탁월한 감각을 인정 받는 동시에 기존 구조의 틀을 벗어나 세계를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이번에는 현 시대 우리의 일상과도 더욱 더 밀접해 지고 있는 게임속 가상세계로의 확장을 제시하고 있다.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제시된 배경에서 대체적인 라이프 스타일은 가상과 실제가 역전된 삶의 일반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안에서 행복이라는 가치의 기준은 다르게 해석된다. 척박한 현실은 외면되고,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게임속 가상의 세계는 더 큰 지지와 가치를 부여받는다. 다만, 자본주의적 행태와 폐해는 가상의 공간에서도 부조리를 이뤄가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성향의 인물들은 대체로 환경적으로 안정되거나 완성된 느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가정적으로 불우하거나, 대인 관계가 원활하지 않다거나,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대상이 되거나의 군상들이다.
그러한 캐릭터적 요소가 확장되는 세계를 접하고, 극복해 가는 과정이 곧 치유로 치환된다.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서, 줄곧 든 생각은 워쇼스키 남매(?)의 ‘매트릭스’가 장엄한 미래를 위한 진혼곡이자 형이상학적 사상에 포스트 구조주의가 융합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리는 것이라면, ‘레디 플레이어 원’은 분할된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해체주의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지 않나 싶다.
두 작품 모두 내게는 아직까지 본 영화 중, 진정 최고라 칠만큼 인생 영화의 반열이다. 70-90년대 서브 컬쳐에 열광하고, 지지했던 분들이라면 모두 크게 공감하리라 본다. 이미 영화를 보신 분들 중에 ‘백투더퓨처’, ‘아이언 자이언트’, 특히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미리 챙겨봐야만 본질적인 이해가 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럴 경우 좀 더 느낄 수 있는 재미의 폭이 커지는 것이지, 이해와 공감 차원은 아닌 듯 하다. 미래와 가상의 무차원적인 공간이지만, 대다수 분들의 과거 향수를 담고 있는 정서로 영화 전반이 가득하니 말이다.
이 영화는 가능하면 ‘4DX-3D’를 통해 보는 것을 추천드리며, 현실 세계, 사람간의 관계 및 행복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감성의 복원과 회복을 통해, 가상 세계의 미래를 제고한다.
주관적인 해피엔딩을 제공하지만, 변증법적인 시각에서 후속작에 대한 암시도 있지 않나 싶다. 물론, 각자 해석의 차이는 있겠다.
“현실은 무섭고 고통스러운 동시에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걸. 왜냐면 현실은 진짜니까”
나도 어딘가 숨겨져 있을, 내 인생의 이스터 에그를 찾아 행복의 스펙트럼을 나에서 우리로 확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