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거지 같다고, 커튼 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을 보며 생각했다. 얼추 오후 한두시쯤 되었을 듯한, 그래서 일어나라고 등 떠미는 깔깔한 눈부심이 싫다. 조금 더 단단히 가리고 잠들었어야 하는데.
잘 마른 북어 냄새가 나는 등짝을 바닥에 붙인 채로 왜 나는 나를 포기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나와 대체 무슨 관계이길래 스스로에게 잔인하게 굴면서도 어떻게든 질질 끌고 살아가는지. 먹히지도 않는 혹독한 다짐을 하며 스스로에게 훈계하는지.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 결론도 내리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는다.
나는 일생동안 나와의 관계에서 가장 오래, 또 지독하게 침묵하는 법을 배웠고, 그것은 쉬이 잊혀지지 않는 헌장처럼 양각으로 등짝에 새겨져 있다. 누워있는 동안 배겨오는 아픔을 뿌리 삼아 가장 깊이 침묵할 수 있는 양분을 얻는다. 생동하는 나는 침묵하는 나의 행동을 못마땅해 하며 이유를 묻지만 대답을 들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어쨌든, 낮이고, 이제 일어나야 한다. 생동하는 나의 시간이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양각의 고통이 찾아올 달콤한 밤을 기다리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