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시절 인연'을 믿는다.
사람을 비롯해 장소와 물건과의 만남까지도
꼭 지금인 이유가 있고,
그냥 나와 의미 없이 만난 것은 아닐 거라고.
그래서 나와 닿은 모든 것들에서
좋든 나쁘든 의미를 찾으려고 하고,
이왕이면 타인에게 좋은 의미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언제나 결과는 둘 중 하나였다.
좋은 사람, 좋은 일을 만난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되거나
불필요한 사람, 쓸데없는 일로부터
나를 보호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 되거나.
분명 두 가지 모두 지금의 나를 깨뜨려
더 나은 내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니
모든 경험은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결국 누구나 매일 누군가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면
적어도 자신이 누구에게 상처를 줬고,
또 지금도 주고 있는 건 아닌지를 돌아봤으면 좋겠는데
돌아보기는커녕 의식조차 못 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소중한 이를 잃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사람 마음, 모두가 같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때의 그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때때로 울컥하게 된다.
언젠가 끼적였듯이
상처는 언제나 온전히
상처받은 사람의 몫이라는 게
가끔은 너무 가혹하다고 느껴지니까.
하지만 이 또한 내 만용이며 과욕이며 무지일 테니...
상념 없이 무사히 밤을 넘기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