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모른다’는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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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선 참 돈 쓸 일이 많다. 큰돈이 들어가는 집, 차는 일단 차치하고. 봐야 할 것도, 사야 할 것도, 먹어봐야 할 것도, 경험해야만 하는 것도 많다. 적어도 길을 걷다가 발견하는 소비의 유혹 문구만큼은 시골 마을에선 접하기 힘들다. 분명 없어도 그럭저럭 살 만했는데, 보이니까, 그것도 오늘만 이 가격이라니까 일단 사고 보는 게 미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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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얘기지만 ‘모른다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무지, 몰상식을 말하는 건 아니다. 그저 그게 맛있는지 몰랐더라면, 그게 편리한지 몰랐더라면, 그게 멋있는 건지 몰랐더라면, 그게 재밌는 건지 몰랐더라면, 아니 아예 그것의 존재를 몰랐더라면, 때론 그 사람을 몰랐더라면, 같은 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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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알게 됨으로써 생기는 외, 내연 확장의 즐거움이 있지만, 그와 함께 늘어나는 번민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무력감. 때론 그 번민이 욕망에 불을 지펴 실천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과하면 언젠가 달리다 퍼지겠지. 아아, 중용의 익사이팅함이란. 내겐 삶이란 언제나 어디에서나 적정선을 유지해야 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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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연히 욕망이 있는 사람이라 무소유나 안빈낙도, 안분지족을 얘기하려는 건 아니고, 그저 ‘너는 인생 내내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트렌드에 뒤처지면 큰일 난다’고 말하는 것으로부터 적당히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또는 그런 것들을 웃으며 거절하는 방법을 잘 알고 싶은 것뿐이다. 평화주의자라서 갈등은 싫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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