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저는 배탈이 나서 잠 못들고 있습니다. 아마도 점심 겸 저녁으로 챙겨 먹은 곰국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저는 명절 즈음 본가에 올라와 아직도 머무르고 있는데요. 며칠 전 어머니께서 설 선물로 들어온 우족을 큰 솥에 푹 고아 진한 곰국을 끓여 주셨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곰국은 며칠을 버틸 수 있는 훌륭한(?)음식이죠.
평소 저는 하루에 많으면 두끼, 적으면 한끼를 먹습니다. 오늘은 왠지 입맛이 없어 오후쯤 첫 끼니를 챙겨 먹었습니다. 부모님이 작은 냄비에 덜어두신 곰국을 따끈하게 데워, 흰 쌀밥을 말아서 말이죠. 처음 먹었을 때보다 누린내가 조금 심하게 난다 싶었는데 맛은 아무 이상 없어서 한그릇을 뚝딱 비웠습니다.
문제 증상은 두어시간 쯤 지나서 나타나서... (중략) 모든 것을 게워 낸 조금 전 까지 계속 됐습니다.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난 건 정말 오랜만이라 당황스럽더군요. 평소 잘 체하는 편이긴 하지만 증상이 다르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상한음식을 먹고 아픈 게 조금 더 진이 빠진다고 해야 할까요. 모든 소화기가 격렬하게 반응하며 자기의 존재를 알리는 느낌이에요. ‘내가 여기있다, 내가 이렇게 아프다,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마라, 빨리 무슨 조치를 취해라!’ 이런 메시지로 느껴질 정도니까요.
온 몸에 힘이 빠진 상태로 누워있으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왜 항상 무언가가 고장이 나야 그것이 멀쩡했을 때의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걸까요.
한편으론, 어쩌면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건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몸을 탈나게 하는 상한 음식처럼, 정신이나 마음을 탈 나게 하는 사건 또는 사람들은 냄새나 맛으로 쉽사리 구분할 수 없으니까요.
알게 모르게 내가 흡수하고 있는 안 좋은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시 돌아보게 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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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러분들도 상한 음식 조심하시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을 멀리하시길 바랍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이 최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