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우스운 얘기지만, 난 내 몫의 행복같은 건 세상에 없다고 믿는 편에 속한다. 거리로 따지면 불행과 좌절과 결핍이 조금 더 가까운 이웃이랄까.
일도 연애도 인간관계도 예외는 없다. 언제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고, 그 틀리지 않음이 내겐 너무나 옳은 일이라 슬픈 일 보다는 외려 그 옳음이 슬프다.
종종 찾아오는 행운은 백전무패하는 불운의 신이 어쩌다 패를 잘못 놓아 벌어진 일이라, 결국 나중에 그만큼의 불운을 만회하리라 생각한다.
그동안은 태생이 비관적이고 기질이 우울한 탓이라 여겼는데, 오늘 문득 이 모든 것은 누구도 무엇도 완전히는 믿지 못하는 ‘어설픈 불신’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믿고 싶지만 믿을 수 없는 마음, 상처 받기 싫은 나머지 상처 받아야 안심하는 그 못된 의심.
대체 그 불신의 싹은 누가 심었고 어떤 먹이를 먹고 자라서 내내 굳건한 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오늘도 오랜만에 불신의 줄기가 잔뜩 얽힌 덩굴 속을 헤매느라 밤을 지새우고 있는데, 이 잡념을 다스리려 내일부터는 운동을 시작할까 한다.
햇빛을 보면 이 빽빽한 그늘에서 빠져 나갈 구멍이 보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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