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살다보면 (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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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꽃피는 봄날만 있겠는가
비 오고 바람 부는 날

어디 한 두번 이랴
이런 저런 별일 다 있다네

가랑비가 징대비 되고
드센 찬 바람 불어 때론

우박으로 떨어져 아플 때도 있지만
겨울 지나 어김없이 봄은 온다네

담장 너머 이웃은 웃음꽃 만발인데
저 홀로 막다른 고산길에 서 있다고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 바람 소리 서럽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저마다 가슴 열어보면
시연 없는 사람 어디 있으랴

알고 보면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라네

한 세상 사는 일이
내 뜻대로 되겠는가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엔
쉼표 하나 찍어 놓고

아무렴,
잠시 쉬어 가는 거야

-류인순-

출처 : 마음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