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무서운 속도로 꺼지고 있다.
일주일 전, 호기롭게 코린이의 복귀를 외치며 실명인증을 하고 들어온 나는 역시 돈을 잃었다.
투자금이 많지도 않고, 중간중간 사고팔고 하면서 매꾸어서 잃은 돈이 많지는 않다.
정말 많은 돈을 투자하신 다른 스티미안 분들에 비하면 기분 나쁘다고 하기도 민망한 액수이다.
하지만 돈을 잃는다는건 언제나 유쾌한 일은 아니다.
거기에 갑자기 추워진 날씨까지, 확실히 오늘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온통 파란색으로 도배된 시세 표를 보면서 내가 왜 호기로 돈을 넣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왜 돈을 넣었을까?
암호화폐를 처음 안 건 작년 5월이었다.
학교 교수님 한 분이 블록체인 연구를 하셨는데 여러 분께 추천을 하셨고, 그렇게 시작된 열풍이 이미 그 때 학교를 한 번 휩쓸었다. 나도 석사에 재학중인 형들에게 많은 얘기를 들었고,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장 학교다니는 학생이 돈이 어디 있겠는가. 그저 남의 얘기라고 생각했고 심심풀이로 계좌 개설만 하고 이렇다 할 투자는 하지 않았었다.
비트코인이 그 때보다 몇 배가 뛰어 2만불을 찍고 여기저기서 "가즈아~!!" 소리가 들릴 때도 나와는 관련 없는 얘기였다. 당시 학과 공부와 취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던 내게 그런 꿈과 같은 이야기는 너무 먼 이야기였다.
종강 이후, 방학 중에 여유가 생기자 갑자기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여기저기 찾아보기 시작했고, '스팀잇'을 처음 알게 되었다.
"글을 쓰면 돈을 받는다" 라는 말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기왕 하는거 돈받고 하면 좋잖아? 라는 생각에 무작정 시작했고, 아무 재주도 없는 뉴비도 환영하며 받아주는 친절한 분들이 많이 계셨기 때문에 태어나서 가장 많은 글을 써가면서 그럭저럭 블로그를 하고 있다.
코인을 다시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스팀잇에는 코인에 대한 양질의 정보들이 많이 있었고, 이런 자료들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면서 다시 코인에 눈길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무엇이 문제였는지 대강 알 것 같았다. 애초에 내게 있어 코인은 부산물에 불과했지, 그걸 보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 돈을 벌기 위함이었나?? 코인은 블록 형성에 따른 '보상'일 뿐이다. 그리고 스팀잇에서 그 수단은 "소통"이다. 나는 스팀잇에서 소통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가입 승인 이후 16일, 181명의 팔로워가 있다. 많은 수인지 적은 수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수가 중요할까?? 내가 진심으로 "소통"하려 했던 팔로워 분들은 몇분일까? 그저 팔로워가 늘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다니면서 팔로워를 늘리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고, 성의 없어보이는 댓글만을 달지는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고 그저 혼자만 떠드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
코인으로 돈을 번 사람들은 모두 노력을 한 사람들이다. 초창기부터 그 가능성에 투자한 분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신 분들, 그 분들의 자금 또한 그 분들의 본질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그저 겉핥기식으로 배운 어줍잖은 지식으로 본질적인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그 부산물만을 바라본건 확실히 잘못된 생각이다.
마음을 고쳐먹고 본질로 돌아와야겠다. 스팀잇을 하는 내게 있어 코인은 소통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초심의 내가 하고 싶었던건 블로그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지 돈을 버는게 아니였다. 자기가 하고싶어서 시작한 걸, 스스로가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으면서 그 부산물이 어떻다를 논하는건 말이 안된다.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고 일희일비 하지 않기로 했다.
마음을 고친 것에 대한 보상인지 우연한 기회에 @jxwonah님에게 스파도 임대받게 되었고, 이제 더 이상 저녁 시간에 대역폭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 일은 없게 되었다.
결국 이러니 저러니 해도 스팀잇의 본질은 'SNS'다. 그리고 SNS의 존재 이유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이다.
여러 사람과 나누고 주고받는 일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앞으로 더 진실되게 소통하고, 본질을 잃지 말아야겠다.
반복되는 악재로 많은 분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민망한 양이긴 하지만 손해를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돈을 버는 것도 사람, 잃는 것도 사람입니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하라는 말도 있고요.
힘든 시간이지만 스팀잇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서로 소통하고, 응원하고 나누면서 잘 이겨내고 모두 좋은일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스파 임대해주신 @jxwonah님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ㅠㅠ
저도 그렇게 여러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