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세인트루시아의 추억

asinayo(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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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이 무슨날인지 아시나요?

이날은 세인트루시아의 독립기념일 입니다
솔직히 무슨 나라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렸을적 친구의 추억의 나라입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그냥 달력을 보다가 세인트루시아가 보여서 친구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생각난김에 불편한 핸드폰으로 끄적여봅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소설을 한번 써봤습니다.
다소 유치한 표현이 있으니 그냥 가볍게 보세요


어렸을적 컴퓨터를 사서 난생 처음 인터넷을 할수있게되었다
전화모뎀으로 연결하던시기였기에 더럽게 느렸고 제대로된 홈페이지가 별로없었다
원래는 더럽게 후지고 별로볼것없는 하이텔만 이용하고 있었는데 실수로 누른 익스플로러가 나에게 또다른 세상을 알려줬다

첫 홈페이지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야후였던거같다.
호기심에 이곳저곳 둘러다니다가..
어쩔수? 없는 호기심에 미지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리고 시간은 사라졌다
그 날부터 나는 모험가였다.

왜 전화를 안받냐고 부모님에게 혼났지만. 그만한 보람이 있었다.
한동안은 인터넷을 찬양하며 판타지 세계를 헤엄쳤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미지의 단어를 알아내어 새로운곳을 탐방하던 도중 이상한 파일을 다운받게 되었다.
이름모를.exe
지금이라면 절대로 따블클릭 하지 않았을텐데.. 그당시는 뭐없었다. 일단 따블 클릭했다.
차라리 바이러스였으면 좋았을 것을...

...이럴수가 내가 여태껏 탐방했던 미지의 세계가 믹스커피였다면 여기는 스타벅스커피였다.
신비의 세계 아틀란티스는 존재했다.
신세계를 맛본뒤 나는 매일 그 이름모를.exe 파일로 인터넷을 접속했다.
이곳저곳을 헤엄쳐도 끝이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래서 한달이 넘도록 탐방했고 친구들이 방문하면 함께 탐험했다. 그 순간 만큼은 우리가 진정한 탐험가였다.

모험의 끝은 전화비 청구서였다.
어머니께서 나를 불렀다.

이거 뭐니?

나는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다.
세인트루시아 라는 곳에 6만원이나 적혀있던 것이다.

내가 모험한 곳이 세인트루시아 였구나

그것을 보자마자 이름모를.exe 파일과 신세계가 떠올랐고 돌대가리인줄 알았던 머리가 가속했다.

인터넷 오래했더니 그런가 봐요. 앞으로 적당히 하겠습니다.

다행히 어머니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순순히 넘어가셨고 나는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바로 그 문제의 파일을 지웠다.
그렇게 완전 범죄를 꿈꿨다.

내가 저번달 말부터 이번달. 중순까지 탐험했다는 사실을 깨닿기 전까지는...


청구서의 날 이후로 나는 착실한 아들로 돌아가 있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말도 잘듣는.. 나름 효도도 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도 당연히 했지만 그냥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가끔 신세계가 생각 났지만 그 날의 기억으로 인해 탐험하지 않았다.

하지만 약속의 청구서가 도착했다.
학원에서 공부하고 노느라 집에 늦게 도착했다. 근데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안방에는 부모님이 어느 종이를 들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계셨다. 나는 그 때까지 아무것도 몰랐다.

성적표가 도착했나?

그것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나에게 종이를 보여주셨다.
그 종이는 전화비 청구서였고 거기에는 세인트루시아가 적혀있었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금액은 20만원...

나의 선택지는 세가지였다

  1. 튄다
  2. 잘못을 인정하고 사실대로 말한다
  3. 끝까지 발뺌한다

1번은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그리고 나는 살고 싶었기에 3번을 선택했다.
추궁하시는 부모님의 표정은 쳐다보지 못했다.
그날은 정말 뒤지게 쳐맞았던것 같다. 솔직히 말했다면 컴퓨터도 작살이 났겠지. 이게 바로 선의의 거짓말 인것같다. 컴퓨터를 위한 나의 희생..

끝까지 나의 모험기는 들키지않았고(물증이 없으니) 다행히 컴퓨터도 부셔지지는 않았다. 물론 모뎀은 내손이 닿지 않는 어딘가로 사라졌을뿐...

그 뒤로 정말. 착실한 아들이 되었다.
끝


이상 세인트 루시아의 추억이었습니다

자려는데 잠도 안오고 그냥 뭔가 써보고 싶었네요.
생각보다 핸드폰으로 쓰는것도 나쁘지 않네요
머리속도 복잡했는데 그냥뭐 .. 진지한 글도 좋지만 이런 뻘글도 머리 비우는데 좋네요

오늘도 올릴까 말까하다가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