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로또를 샀다.
친구 아들 돌잔치 가는 길에 1등 현수막이 붙은 집을 보고 충동적으로 들어갔다.
나는 왜인지 모르게 5천원은 좀 아까워서 로또를 사면 2천원, 3천원어치를 사곤 하는데 그 날도 딱 2천원어치를 샀다.
그 로또는 4등에 당첨되었다.
당첨금으로 바꾸는 걸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 주에 드디어 로또판매점에 들렀다.
쉽게 번 돈이라는 생각에 로또 3만원어치를 다시 사고 현금 2만원은 지갑에 넣었다.
3만원어치 로또는 5등이 되었다.
이번 주에 로또 사셨다는 이웃 분과 사이좋게 1등을 나눠갖기로했는데 이런?상대적이라는 건 참 이상하다.
7000원짜리 음식은 고깃집에 가면 싼가 싶지만 김밥집에 들어가면 비싸보인다.
잠실 아파트는 10억이 넘지만 아현 아파트가 10억이 넘으면 상대적으로 싸보인다.
스팀이 만원에서 삼천원이 됐을 때는 지갑이 안 열렸는데 지금은 삼천원에 못 사서 안달이다.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코발트 값이 뛴다는 뉴스를 듣고 나는 아동노동 착취를 걱정했는데 누군가는 원자재에 투자를 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상하다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해도 알바생이면 대충 대하고 가게 주인 자식이면 깍듯이 대한다.
조선족이면 막 대하고 한국인이면 조용히 잘 있는다.
여자면 ... 하고 남자면 ... 한다.(알아서 해석하시길)
10년 이상 부모님 가게 일을 도운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주로 중년층 이상 손님들이 그런다.
젊은데 막 대하는 사람은 알바생,주인,외국인 같은 거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막 대한다.
차라리 그게 덜 기분 나쁠 때도 있다.나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냥 흘러가는 시간들은 의미없게 느껴진다.
생산적인 일은 별 거 아니다.
바닥을 쓸 거나 어지러진 식탁을 치우는 일 정도다.
스팀잇에서도 그렇다.
성의껏 글이나 댓글을 달지 않고 스파를 받게되면 약간 불편하다
이럴 때보면 너무 잘 교육된 노동자같다번호 일기는 좋다.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하게 답을 달 필요가 없다.
내가 공감 가는 것 하나만 가지고 얘기해도 댓글이 충분하다.
옛날 싸이월드 죽순이 시절 쓰던 내 다이어리도 그랬다.
죽 늘어 쓴 일기보다 번호를 붙여 썼을 때 공감을 더 많이 받았다.
그래서 결론은 별 게 없다.
한 줄이라도 공감 가는 내용이 있다면 그걸로 됐다.
일기는 역시 반말로 써야 제 맛이죠?
날이 엄청 따스한 일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