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와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 강남역 근처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남자가 갑자기 “내 앞에서 제발 좀 꺼져줄래.” 라고 읊조리며
그의 연인으로 보이는 이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대고서는 절을 하듯 애원했다.
뭘 의미하는 걸까 간곡한 부탁일까, 절절한 통보일까.
아님 협박인가. 뭐 무튼..
이윽고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그대로 직진해서 자기 길을 가더라.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 광경을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무례한 일인지를 잘 알면서도
나를 포함한 그곳에 있던 모두가 그 찰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돌아선 그에게 뛰어가는 그녀가 보이긴 보였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사랑을 하고
다양한 이별을 한다는 것 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차마 상상도 하지 못한 타인의 이별의 순간을 바로 눈 앞에서 목격하고 보니
심장이 떨리고 동요가 된다.
그는 어떤 사연을 갖고 있었기에 그런 극단적인 이별의 말을 택한걸까.
그녀는 어떤 마음으로 오늘의 기억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잊어가며 살까.
다시 뛰어간 그곳에서 결국 둘은 어떤 결론을 맺었을까.
무너져버릴 정도로 괴로운 기억과
외로운 마음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지 않을까.
필요이상의 감정 오지랖이 날개를 편다.
이별은 남의 것이어도 아프다.
차라리 꽁냥거리는 대학생 커플을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편이 낫겠다.